지난 9월 18~20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전쟁 위험 제거와 남북 교류협력 증대 등 유의미한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종교교류에도 희망찬 앞날이 예상된다. 교회 내 민족화해 분야 전문가들은 평신도들이 남북교회 교류의 중심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 기도와 신자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가 종교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방북 일정이 끝난 뒤 김 대주교는 9월 21일 오후 2시 광주대교구청 1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선가톨릭교협회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교회 방북단을) 북한에 초청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는 지난 2015년 12월 1~4일 광복과 분단 70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김희중 대주교를 단장으로 한 방북단은 조선가톨릭교협회 관계자와 만나 남측 사제를 주요 대축일마다 평양 장충성당에 파견하고, 노후된 장충성당 보수를 돕는 등 여러 사항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양측 교류는 일체의 대북접촉을 반대하던 이전 정부에 의해 중단됐다. 이번에 다시 교류가 이어지면 정기 방문과 같은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변진흥(야고보)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남북이 특수한 경로를 통해서만 접촉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우리 측 신자들이 북한을 직접 오고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평신도 사도직 차원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노력들이 구체화, 체계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 연구위원은 또 “신자들은 아직 교회 차원에서 어떻게 남북교류를 해야 할 지 잘 모르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며 “양측 평신도 대표단의 접촉 기회를 자주 만들면서 여기에 대비하는 준비와 교육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민족화해전문위원장 남승원 신부(성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남북 화해와 치유를 위한 기도와 함께, 북한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장·노년층 신자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 차원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신부는 “경제협력도 중요하겠지만, 인격적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탈주민 3만 명이 우리사회에 정착한 요즘에도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산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교구별로 경쟁적으로 비슷한 사업이나 심포지엄 등을 남발하기보다는 남북 겨레가 일치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방안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