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나의 위인의 탄생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위인의 탄생도 아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임에 그친다고 한다면 그리스도가 가장 훌륭한 교리를 가르친 유일무이한 위인임에 그친다고 한다면 그리스도교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신이 아니고 인간인 것이며 인간뿐인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그리고 이것이 진보된 생각이라는 말이 들린다. 옛날에는 그리스도를 신으로 믿었지마는 현대 사람으로서 그리스도를 신으로 믿는다면 그는 현대를 모독하는 사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요사이 새로이 듣는 말이 아니고 옛날에도 이미 여러사람이 하던 말이다. 그뿐 아니라 그리스도가 자기를 신의 아들이라고 스스로 아리키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을 술회한 일까지 있다. 옛날에도 그리스도를 인간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신의 아들이라 믿는 사람을 지극히 어리석은 자라고 비방하였다. 그러한 비난을 들어가면서도 그리스도를 신으로 믿는 신앙은 변치않고 오늘날까지 전해져 왔다. 다만 전해져 올뿐 아니라 더욱 널리 퍼져왔다. 그리스도를 인간으로만 안다는 것이라면 거기에 신앙이라는 것은 없어도 좋다.
거기에 종교라는 것은 스스로 없어지는 것이다. 거기에 그리스도 탄생의 의의도 없어지고 그리스도가 「메씨아」 일 수도 없어진다.
「메리 크리스마스」를 부르는 사람이라면 「메씨아」의 탄생을 봉축하는 마음을 어느 한구석에라도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공자도 석가도 마호멧트도 「메씨아」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메씨아」는 구세주가 아니냐. 인류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영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믿고 아니믿고는 각 사람의 자유다. 그러나 이것을 믿지 않고는 그리스도를 믿는자 그리스도 신자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리스도를 모독하고 그리스도교를 파괴하는 사람이 될 것이니까.
우리는 그리스도 구세주 탄생을 순수하고 거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축하하자.
한솔(國會議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