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가서 만민을 가르치며 저들에게 세를 주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야 하라』(마두 28·19)
오 주 예수의 이 말씀을 따라 종도들을 비롯하야 그들의 후계자들은 전교하기에 모든 힘을 다하였다. 한국도 십팔세기 말엽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인 이후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자는 나날이 늘어 오늘에 와서는 오십삼만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전교가 잘 되는 것을 다만 외적으로만 혹은 어떤 통계에 나타나는 숫자만을 보고 만족한다는 것은 크나큰 오해인 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잘 분석해보면 전교에 있어서 교리의 중대성을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너희는 가서 만민을 가르치며……』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교리가 얼마나 중요하며 또 천주의 자녀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 요소라는 것을 잘 말씀하셨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우정을 맺기 위해서는 그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주를 믿고 천주와 우정을 갖고 신앙생할을 하기 위해서는 천주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신앙을 갖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이제 한국교회 전교사에 있어서 교리의 위치와 역할은 어떠했는지 잠간 살펴보자. 전교신부들은 몇몇 회장을 택하여 그들로 하여금 교리를 즉 천주교 『요리문답』을 외우게 하였다.
찰고를 받은 신부는 예비자의 마음의 회심보다는 십이단을 외이는데 더 치중해서 영세를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교리의 기본적 원리 및 설명을 등한시 한 것도 사실이다.
근대에 와서 특히 해방 이후 어둠 속에서 헤매던 양떼가 양우리로 찾아들어 왔을 때 교회에서는 교리의 중대성을 등한시하고 문답이나 대강 외우면 영세를 주는 경향이 있었으며 현재에도 이런 경향이 완전히 살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양적으로 신도의 수가 많이 증가되어 가는 것을 보고 만족히 여기고 또 전교가 잘 된다고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정신을 차려 질적으로 신자를 양성하고 참다운 신앙을 가지도록 예비자를 잘 교육시키지 않으면 안 되겠다.
재래식의 문답 교리를 초월해야 하며 동시에 참다운 교리의 중대성을 절실히 느끼고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참다운 교리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이 교리를 가르쳐야 되는가 살펴보기로 하자.
교리는 라전어의 CATECHISIS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말로 가르친다』 혹은 『높은 소리로 가르친다』란 뜻이다. (누까 1·4 코전 14·19) 따라서 교리는 그리스도의 복음 즉 그의 말씀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 교리를 어떻게 가르치면 좀 더 전교에 있어서 효괒거으로 가르칠 수 있겠는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르치는 목적은 사람으로 하여금 신앙을 갖게 해주는 것이니 교리의 목적은 바로 신앙교육인 것이다. 따라서 예비자들을 일률적으로 상대하여 교리를 가르친다면 그리 큰 효과를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흥미 없는 교리가 되고 말 것이다.
예비자들의 학식 연령 사회계급 등에 따라서 그들에게 알맞는 교리를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아동에게는 아동이 사용하는 낱말과 그들의 사고경험 내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가르치고 설명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문답만 암기하면 교리를 다 배웠다고 만족해서는 결코 그네들의 신앙이 깊히 박히고 또 오래 계속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참된 교리를 가르쳐 생활한 신앙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법을 써야 한다. 즉 성경과 도리와 예절과 신자들의 표양이다.
성경은 천주의 영감을 받은 말씀 즉 예수·그리스도의 말씀이 내포되었으니 이는 성신의 도움으로 천주께 간택된 증인들에 의해서 쓰여진 천주의 말씀이다. 그러기 때문에 교회가 전파하는 「멧시지」와 교리는 항상 이 성경에 기초를 둬야 한다.
도리는 천주 계시하신 「멧시지」를 교회에서 발표하고 신자로 하여금 이 도리를 믿게하고 있으니 이것을 모르고서는 우리가 신앙을 가질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것으로는 천주교 교리 문답 안에 대강 이 도리가 적혀있고 그 외에 몇몇 도리 책이 나와있다.
예전은 성경 구절 기구문 성가 및 다양의 표식 등으로 구속의 신비를 체험케 해준다.
지난날의 모든 신비가 이 예전을 통해서 우리에게 현실화 된다.
따라서 예전을 통해서만 우리는 산 교리를 배우고 또 직접 천주 신비를 체험할 수 있게 되니 이 예전은 교리 교수에 있어서 절대로 필요하다.
끝으로 신자의 표양은 사 교리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무시 못할 한 요소인 것이다. 한 신자의 좋은 표양은 다른 신자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처음 아는 외인드르이 정상적인 입문의 길이기도 하다. 아무리 도리를 잘 알고 성경을 읽고 또 미사참예를 잘한다 할 지라도 교리를 가르치는 사람은 물론 각 신자의 표양이 없다면 그 교리는 죽은 교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신앙은 생활한 신앙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와같은 방법을 써서 교리를 가르쳐야 하며 이것이 바로 참된 교리인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을 쓰지 않으면 전연 절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양적으로 증가하는 신도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기한 방법은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끝으로 전교에 있어서 교리의 중대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교리의 사명이 우선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본인은 호소하고 싶다.
兪在國 神父(釜山 西面본당 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