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의 2배가 넘는 23년 동안 오직 성직자 양성에 외골길을 걸어온 사제 허창덕(치로ㆍ51) 신부가 9월 30일 로 서품 25주년(은경축) 을 맞아 이날 오전 가톨릭대학 신학부에서 있은 축하식에서 많은 동료 성직자와 신학생 그리고 평신자들의 따뜻한 축하를 받고 감격을 이기지 못했다.
허 신부는 45년 9월 30일 연길교구장 백테오도로 주교에게 서품된 후 만주 팔도호 본당 보좌로 부임, 해방 후 혼란기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탄압 속에서도 교회를 지켜오다 끝내는 반동으로 몰려 소위 인민재판을 세 차례나 겪고 새끼줄에 목이 매어 시가를 끌려다니는 등 갖은 고초들 다 겪고 복역 중 47년 신자들의 도움으로 감옥을 탈출, 월남 후 줄곳 사제 양성의 요람인 소신학교(11년)와 대신학교(12년)의 캠퍼스를 지켜온 분이다.
라띤어 학자로서 고고하고 슬기로운 자세로 교단에 몸바쳐 온 허 신부의 가르침을 받고 신부가 된 사람이 3백여 명에 이르고 이 숫자는 현 방인사제 5백 명의 60%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반 신자들이 그를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신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썩혀 열 배의 밀알처럼 자신을 드러냄 없이 묵묵히 자신에 지워진 사명을 다해 온 허신부의 교회사적 공로를 잘 기억하고 있다.
이 날을 맞는 소감을 허 신부는『다만 교회의 명을 따라 맡겨진 일을 미흡한 대로 다했을 뿐입니다.
사지가 온전한 이가 무엇인가 해야지 않습니까? 나는 드러낼 아무런 업적도 없습니다. 그동안 실업자가 아니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고 말하며 소탈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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