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3일 요한이의 첫돌잔치에는 건강하게 자라는 요한이의 모습을 기뻐하는 마음들이 모여 앞으로 요한이가 친부모와 함께 화목한 가정에서 생활하도록 기도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요한이는 태어난 지 45일 만인 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정요한(58세) 박레지나(51세)씨 가정에 맡겨져 자라면서 이날 「사랑의 부모」품속에서 첫돌을 맞았다. 핏덩어리였던 요한이는 이제 제법 의젓한 모습으로 걸음마를 하고 재롱을 떨며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정요한씨 부부는 지난해 한마음 한몸 운동의 일환으로 입양결연운동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아기를 입양할 생각이었으나 자신들의 나이 때문에 입양한 뒤 결혼시킬 때까지의 양육이 어렵다는 판단아래 「사랑의 부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사랑의 부모」는 가정형편상 친부모가 아기를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 일정기간 아기를 맡아 키우다가 다시 친부모품에 안겨주는 것으로 잠시 나누는 사랑의 손길로 인해 아기가 친부모와 영원히 헤어지는 아픔을 미연에 방지하는 운동이다.
서울대교구 사회복지회 입양결연부(부장·조용원)가 전개하고 있는 「사랑의 부모」찾기 운동에 동참, 제1호로 사랑의 부모가 된 정요한씨 가정은 그때부터 가정의 모든 생활이 아기중심으로 변화됐다. 호칭도 할아버지·할머니·이모·삼촌· 등으로 자연스럽게 아기위주로 바뀌었다.
처음 한 두 달간은 요한이의 천식 때문에 병원 다니느라 고생을 했지만 그 뒤부터 요한이는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정요한씨 부부는 매일 아침 요한이를 무릎에 앉히고 함께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 일을 시작, 기도로 하루일과를 끝맺고 있다.
박레지나씨는 평일 미사참례나 교회봉사 활동 등은 잠시 뒤로 미뤄놓고 우선 아기 키우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미 막내가 대학생이라 뒤늦게 아기 키우는 일이 힘겹지만 아기재롱에 모든 어려움을 잊는다고.
지난3월 까리따스 수녀회에 입회한 딸 정 안나 수녀는 아기기저귀를 빨아본 경험이 수련 중 양로원 할머니들을 보살피는 일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웬 아기냐』는 주위신자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면 『좋은 일 한다』『기른 정이 있을 텐데 1년 후 어떻게 친부모품에 돌려보내겠느냐』는 등 반응도 가지가지이다.
요한이의 친엄마는 매월 두 번씩 요한이를 보러오고 있으며 사랑의 부모인 정요한씨 가정도 이제 요한이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정요한씨 부부는 무엇보다, 지금 헤어져 있는 요한이의 친부모가 12월초 요한이가 친엄마 품속에 돌아가기 전까지 다시 합쳐지도록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박레지나씨는 『기른 아이를 보낸다는 섭섭함보다 친부모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밝히고 『우리 모두가 내 가족 위주의 핏줄의식에서 벗어나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요한씨 가정처럼 사회복지회 입양 결연부를 통해 사랑의 부모로 일시 아기를 기르고 있는 곳은 10가정. 그러나 아직 20명의 아기가 사랑의 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으며 반면 입양신청자는 5백여 가정에 달하는데 입양 갈 아기는 부족한 실정이다.
조용원 부장은 『해외입양에서 국내입양으로 점차 발전해야 하지만 입양역시 친부모와 헤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랑의 부모」운동이 더욱 활성화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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