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우스운동의 창설자인 아베 삐에르 신부가 금년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는 낭보가 서울세계성체대회 기간 중 우리에게 날라들었다. 이번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몇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껏 상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는 그다. 세속의 명예에는 도대체 관심이 없었기에 더욱 존경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럽에서 「살아있는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베 삐에르 신부는 8순 고령에도 불구, 오늘도 세계 각처에서 도와달라는 수백 통의 편지에 일일이 답장하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아직 우리에게는 엠마우스운동과 창설자인 아베 삐에르 신부에 대해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그의 노벨평화상후보 추천을 계기로, 또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에서 아시아 엠마우스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엠마우스운동의 역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9년 당시 프랑스 국회 상원의원이었던 아베 삐에르 신부는 빠리 교외에 살던 퇴락한 큰집을 수리, 국제 유스호스텔로 사용하려 할 즈음 자살 미수자 한 사람을 만났다. 물질적ㆍ정신적으로 타격을 받은 비참한 모습을 본 삐에르 신부는 이런 사람을 도와야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자선행위가 아니라 그를 재기시켜 자신감을 갖게 하며 자존심을 회복시켜 줌으로써 새로운 인격과 긍지를 갖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이 사람에게도 자기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 더 비참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엠마우스운동은 바로 이렇게 시작됐다.
빠리 교외에 있는 삐에르 신부의 낡은 저택에는 2차 대전 직후 빠리 거리에 정처 없이 떠돌던 유랑자들이 새 출발을 하기위해 모여들어 더 이상 수용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집을 넓혀야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건축비를 마련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때 과거에 넝마주이를 하던 사람이 『우리 모두 넝마를 주워서 팔자』고 제안, 모두가 이에 찬성하고 곧바로 폐품수집에 나섰다.
그 성과는 대단해 『우리도 하면 된다. 남에게의 지하지 않아도 힘을 합하면 자립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그리고 자신들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은 삶의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됐다.
1949년 프랑스에서 이렇게 첫 엠마우스 공동체가 창설된 이래 엠마우스운동은 프랑스 전역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퍼져 20년 뒤인 1969년 제1차 세계 엠마우스대회가 열려 세계 엠마우스 선언문이 채택됐다. 그리고 71년 전세계 95개 엠마우스회가 모여 국제 엠마우스협의회를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이 운동의 명칭인 「엠마우스」는 실의에 빠진 두 사람이 희망을 되찾는 이야기 (루가24장) 에 나오는 팔레스티나의 한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다. 엠마우스운동은 신정치ㆍ종교ㆍ인종을 초월해 모든 계층이 동등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중히 여기고 정의에 각한 인류와 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려는 양심운동이기도하다. 따라서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활동을 도울 뿐 아니라 빈곤의 원인을 제거하는 활동에도 애를 쓰고 있다.
엠마우스운동의 창시자인 아베 삐에르 신부는 67년 12월 한국을 방문, 한국 엠마우스운동 창설의 디딤돌을 놓았으며 그 뒤 김몽은 신부(현 신당동 주임)는 75년 당시 명동주임시절에 서울 영엠마우스를 창설했다. 영엠마우스는 매년 여름 워크캠프를 실시해오고 있다. 한국엠마우스운동 안에는 엠마우스 근로여성회관ㆍ대전엠마우스 성지원ㆍ부산 미애원 등이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