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백여 개 국에서 2백 명이 넘는 고위 성직자들이 참가한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 베트남을 비롯、 폴란드ㆍ헝가리 등 공산권의 고위 성직자들도 함께한 이번 세계성체대회는 교황을 중심으로 전세계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형제적 사랑과 일치를 다지는 우애의 현장이기도 했다. 「특수한 상황」에 대한 「선호」때문에 매스컴의 추적을 받았던 이들 가운데 폴란드 루블린교구 보좌주교인 리샤르드 카핀스키 주교를 어렵게 만났다.
카핀스키 주교는 『매일의 생활에서 신앙을 실천하는데 헌신적으로 투신하는 평신도들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고 평가、 한국 평신도들로부터 받은 강력한 인상을 인터뷰 첫머리에서 강조했다. 숙소 측의 철저한 보안조치와 참가유무를 확인할 길 없는 현실 속에 힘겹게 연결된 카핀스키 주교는 본보의 인터뷰 요청에 망설임 없이 즉각적으로 응했고 질문마다 명쾌한 어조로 답해주었다.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는 참으로 멋진 대회였습니다. 제가 참석한 바 있는 76년 「필라델파아」성체대회ㆍ85년 「나이로비」 성체대회와 비교한다면 서울 세계성체대회는 기술적인 면에서나 신자들의 참여 면에서 아니 거의 전반적인 면에서 나의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훌륭한 행사였습니다』『성체대회의 조직과 행사는 물론 평신도들을 포함、 한국의 전교회가 참여하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카핀스키 주교는 『한국교회가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한 것부터가 멋진 발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핀스키 주교는 교황의 한국 방문과 폴란드 방문의 공통점을 「신자들의 열렬한 환영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교황님의 방문이 국가 전체발전에 기여하리라는 희망도 공통점의 하나일 것』이라고 의미 있는 진단을 내렸다. 『인구의 95%가 가톨릭신자인 폴란드는 교황의 조국이므로 모든 국민으로부터 환영의 열기가 일어납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만남에서 교황님은 물론 신자들도 예정에 없는 일들을 자연발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한 국신자들의 질서의식과 침착성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카핀스키 주교는 『지나친 절제와 침착에서 오는 「가라앉은 분위기」가 폴란드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역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폴란드 정국에 힘입어 폴란드 교회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카핀스키 주교는 △새로운 성당과 교리교육센터건축 △89년 5월에 발효된 국가와 교회간의 새로운 관계에 관한 법률 △교황청과 폴란드정부간의 협정체결 △교황청과 폴란드간의 외교관계 수립 그리고 △89년 야당의 집권 등을 변화의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카핀스키 주교는 이런 요소들이 매우 제한된 종교 자유밖에는 누리지 못하던 시대에서부터 직장을 잃거나 승진의 기회를 잃어버릴 위험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이 자신들의 신앙을 공공연하게 고백한 평신도들의 책임을 더욱 진작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카핀스키 주교는 『바웬사의 활동을 포함、 자유노조는 인간의 기본권、 특별히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위해 싸워왔기 때문에 교회의 지지를 받아왔다』고 설명하고 『자유노조가 앞으로도 복음에 바탕을 둔 자신의 이상과 활동에 충실하기를 교회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교회는 사제들과 신자들이 주교님들과의 일치를 통하여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불일치는 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간에 바로 교회자체에 커다란 손실을 입히게 된다는 사실을 교회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는 카핀스키 주교. 그는 각 지역교회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직접 목격했다는 카핀스키 주교는 서울은 세계 어느 대도시와도 견줄 수 있는 현대적인 도시이며 과거의 전통과 문화를 보존할 줄 아는 도시라고 칭찬을 남겼다. 『비그리스도교국에서 세례를 받고자하는、 사제가 되고자하는、 수도자가 되고자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음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한국교회의 생동감을 몇 번씩 강조하는 카핀스키 주교는 『그것은 한국교회가 세계 안에서 또 지역 안에서 자신의 사명을 잘 깨닫고 있는 징표』라고 진단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