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이 겉만 화려한 공연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공연 메시지가 남녀노소는 물론 이념 갈등을 넘어 모두에게 공감을 줌으로써 정말 평화ㆍ통일이 앞당겨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0월 4일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평화의 날 행사 중 제3부 평화기원 축제의 총 연출을 맡은 임진택씨.
재야 민속운동단체인 연희광대패를 이끌고 있는 그는 신자가 아닌데다 찍혀(?)있는 자신에게 이런 큰 규모의 행사를 맡길 줄 몰랐다면서 『가톨릭 내에도 큰 변화가 온 것 같다』고 서두를 꺼냈다.
공연허가가 나지 않을 때도 있고 공연이 정지 당하는가 하면 공연장이 봉쇄되는 등 수난을 겪어온 그에게 이번 공연은 그런 구애를 받지 않고 맘껏 펼 수 있는 기회.
평화의 날 행사는 가톨릭이 주관하지만 그 내용은 범종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민족의 문제를 접해나가기 때문에 유길촌씨(MBC 연출가)를 통해 요청이 왔을 때 선뜻 응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평화기원축제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판 대동굿」을 제목으로 모든 반평화 반통일을 지양하고 죽임당한 것을 살려내며 민족의 통일과 화해ㆍ일치 속에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기원제로 마련된다.
민족적 음악ㆍ무용ㆍ영상ㆍ시ㆍ연극이 어우러진 총체연행의 이 행사는 앞놀이로 단군신화를 형상화해 우리민족의 고유 뿌리를 찾아보도록 고대 제천의식을 재현한다. 본마당은 우리의 근세사에서부터 일제시대、6ㆍ25를 거쳐 오늘까지의 우리 역사를 4마당으로 꾸민다.
『천주교와 토착종교간의 일치점을 찾아내는데도 큰 뜻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한 임진택씨는 『「굿」이라는 말을 가톨릭에서 수용한 것 자체도 큰 변화』라며 『여기서의 굿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삶의 총체로 볼 수 있고 예수 그리스도가 한 일도 굿과 맥락이 통한다』고 설명한다.
이 행사를 위해 자원 참가자를 6백 명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적어 공연 참가자는 대략 3백 명이고 9월부터 각 분야별로 연습을 하면서 매주 토요일 활동연습에 임하고 있다.
『공연작품 내용이 무겁고 어둡다는 지적도 있는데 당면한 문제를 밝히지 않은 채 기쁘게 노래만 한다면 그것은 은폐행위』라고 단언한 임진택씨는 그러나 이런 우려를 고려、마지막 부분은 「희망의 축제」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한편 평화의 날 특위는 행사의 전체 흐름이 무겁게 가라앉기 쉽다는 우려를 제기、행사대본을 신중히 검토、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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