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 있는 미국대사관 3층에서「자유의 광장」을 마주보는 두 개의 창문은 거의 언제나 반쯤 커텐이 드리워져 있다. 이 창문안에 금년 79세인 민젠티 추기경이 살고있다. 그는 23년동안 자유를 잃은채 조용히 은거하고 있다.
1956년 의거가 실패로 돌아가자 미국대사관 구내에 침실 한간과 거실 하나를 얻어 살아왔다. 민젠티 추기경은 방문해도 받을 수 없으며 통신도 자유로이 할 수 없고 전화도 비서도 없이 거의 봉쇄수사와 같은 생활을 하고있다.
매일 아침 일곱시에 자기방에서 미사를 드리고 일요일에는 대사관 직원들을 모아놓고 미사를 드리고 강론도 한다.
때때로 대사관직원의 자녀들에게 영세를 줄 경우가 생기면 그는 매우 즐거운 표정이다. 그의 음식이나 방 소제 빨래 등 모든 뒷바라지는 대사관 직원과 고용원들이 해준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밤에는 대사관 경호원 2명이 추기경의 옆방에서 잔다.
대사관에 들어오는 신문과 책은 마음대로 볼수 있으며 대사관을 통해서 원하는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그의 유일한 오락물은 래디오 1대. 그러나 이 래디오는 다른 목적도 있다.
추기경이 미국대사나 기타 직원들과 기밀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볼륨을 높여서 도청자치의 파장을 바꾸기 위한 것이다.
요즘은 즐겨하던 산보도 그만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와 집필로 보낸다. 산보래야 대사관 경호원 한사람을 데리고 협소한 대사관 뜰을 한시간가량 거니는 것이지만.
교황과 교신을 할 때는 편지가 대사관 우편가방에 들어가서 일단 「워싱턴」을 거쳐「로마」로 가게된다.
방문객 엄금에는 예외가 있다. 이 예외 인물중 한사람은 「부다페스트」교외의 신부인데 규칙적으로 방문하여 추기경에게 고해성사를 준다. 그외 「비엔나」의 쾌니히 추기경이 가끔 찾아온다.
요즘의 추기경은 건강도 매우 양호하고 결코 따분한 기색을 나타내는 법이 없으며 고집도 여전하다. 항가리의 정정이 급변하지 않는 한 항가리안에 살면서도 항가리 땅을 밟지 못하는 민젠티 추기경의 운명은 바뀌기 어려우리라. <로렌스 P. 데이비스 기자 씀>
▲(고침)지난「770호 화제」란의 기사중 비친스키 추기경을 민젠티 추기경으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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