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명동본당 주임 조순창 신부의 모친 이순재(마리아) 여사의 백수를 맞아 지난 8월 25일 명동성당에서 백수연이 베풀어졌다.
아들 조순창 신부 주례, 동료사제들의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축하미사에 이어 명동성당 구내 성모동산 앞에 마련된 잔치에는 신자와 친지 5백여 명이 참석해 이순재 여사의 1백세 생신을 축하하고 더욱 건강히 장수할 것을 기원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백 년 전인 1890년에 태어난 이순재 여사는 이날 잔치에서 1백세의 고령에도 불구, 시종 웃음으로 자리를 지켜 참석한 젊은이들을 놀라게 했다.
슬하의 8남매 중 막내 조 신부를 제외한 자녀를 모두 앞서 보낸 이순재 여사는 1백년 생애 가운데 크고 작은 희비를 겪었으나 조순창 신부가 사제서품을 받던 때가 생에 가장 큰 기쁨이며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현재 유일하게 남은 막내아들 조순창 신부와 함께 명동본당 사제관에 기거하고 있는 이순재 여사는 신앙의 자유가 없던 시절엔 십자고상을 장통에 감추어두고 신앙을 지켜 왔으며 지금도 매일 새벽미사를 거르지 않고 있다.
늘 기도로써 생활의 양식을 얻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님의 뜻으로 순응하며 살아온 이 여사는 명동본당에 온 후 연일 계속되는 데모를 보고 나라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게 됐다고 밝힌다.
이 여사는 조 신부의 전임지인 서울 여의도본당에서는 손수아들의 식사를 지어줄 정도로 건강했고 참기름을 팔아 모은 돈으로 고향 장호원성당에 돌제대를 봉헌하기도 했다.
아들신부의 임지를 따라 여러 본당을 거쳐 온 이순재 여사는 한 신부의 모친이라기보다는 본당신자 모두의 어머니로 말년을 보내고 있고 온화하고 정이 특별히 따르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조순창 신부는 축하미사에서 『수호천사처럼 지켜주시는 어머니 덕분에 자신의 사제생활이 이만큼 성장했다』고 말하고 모친에게 효도하는 길은 사제로서 열심히 바로 사는 것이라며 각오를 새로이 했다.
고령으로 인한 불편 외엔 큰 병치레 없이 지내고 있다는 이순재 여사의 장수비결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 지적했고, 매일 거르지 않는 냉수욕도 신체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비결일 것이라 귀띔했다.
아들의 손을 의지 삼아 새벽미사를 봉헌하러 성당에 나갈 때가 요즈음의 가장 기쁜 순간이라는 이순재 여사. 이여사의백수연은 자손뿐만 아니라 노인을 공경할 줄 아는 모든 이의 기쁨과 감동의 자리로 참석자들에게 흐뭇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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