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일동에 있는 백금당(白金堂) 강도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죄수가 가톨릭을 알게 되면서 새 사람이 되어 귀휴(모범죄수가 7일간 휴가를 얻어서 일시 귀향하는 제도) 조처를 받아 사랑하는 여인과 숙원의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 김종수(베드로ㆍ34 부산 초량동 823)씨는 63년 7월 31일 군에서 탈영하여 시내 범일동에 있는 백금당 금방에 총을 들고 침입, 현금10만원을 탈취하고 이어 조흥은행 부산 북지점을 습격하여 현금을 강탈하려다가 검거되어 군법회의에서 15년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그 후 김씨는 한때 실수를 후회하면서 자신을 회개하던 중 64년 부활때 반켈모(서대신동 주임신부) 신부의 권고로 세례를 받아 신앙을 바탕으로 부산교도소내 제1급 모범수로서 복역중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권인호 부산교도소장의 법무부 내신으로 형기 7년7개월을 앞두고 7일간의 휴가를 얻게 된 것. 8일 교도소를 나와 내연의 처(妻) 최양의 눈물겨운 포옹을 받으며 즉시 동대신동교회로 달려가 9일 10시30분 파 신부 주례로 관면 혼배성사를 받고 10일 오후 1시「청탑」예식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가졌다.
그런데 김씨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내연의 처 최양(30세)의 따뜻한 사랑의 힘이 컸다고 한다. 최양은 사건 전 이미 동거생활을 하면서 얻은 두 아들(당시 5세, 2세)을 등에 업고 행상노릇을 하면서도 남편을 한번도 원망하는 일이 없이 1개월에 한번씩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찾아와 면회를 하여 왔기 때문에 부산교도소에서는 최양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현재 김씨는 교도소안에서 가톨릭재소자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간병부로 근무하면서 재소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밤이면「원색의 고백」 (1장, 범죄동기 2장, 5분후 신고하라 3장, 참회의장)이라고 하는 참회록을 써서 출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탑예식장「청실」에서는 재소자들이 작업 상여금을 털어 시계를 사오는 모습도 보였으며 백금당에서 금목걸이를 기증하는 등 각계에서 격려의 축의금이 날아들고 있었다.
결혼식을 마친 김씨는『이제 나는 신앙으로 살겠으며 이 사람이(최양을 가리킴) 나의 전부요 나의 양심입니다. 이제 새 사람이 되어 굳세게 살아 보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가족 모두가 교회에 나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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