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자신의 진갑(進甲)과 부인의 회갑(回甲)을 맞아 그 비용으로 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에게 의복을 선물하고 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어 의지할 곳 없이 쓸쓸히 노후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을 위로해 준 노부부가 있어 각박한 세정(世情)에 흐뭇한 인정의 메아리를 던져 주고 있다.
시내 계산동본당 박종근(프란치스꼬) 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진갑과 부인 손이임(막달레나) 여사의 회갑을 맞아 외롭고 불우한 이들과 같이 즐거로움을 나누기로 결심, 자녀들이 준비해 준 회갑 비용으로 칠곡군 동명면 성가양로원을 찾아 노인들과 함께 잔치를 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몇몇 친지들과 양로원 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로원에서 기거 중인 서정길 대주교 주례 기념미사에 이어 노인들과 함께 잔칫상을 놓고 즐거은 하루를 보냈다.
이에 앞서 4일 박 씨 부부는 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에게 치마 34벌ㆍ엑스란ㆍ내의 11벌ㆍ마고자 11벌ㆍ버선 60켤레ㆍ담배 5박스 등 푸짐한 선물을 전했다.
이날 미사와 잔치 때 노인들은 선물 받은 깨끗한 새옷들을 입고 나와 감사의 뜻을 표하며 노부부의 만수무강을 빌었다.
박 씨 부부는 노인들의 방을 일일이 돌아보고 음식을 권하고 와병 중인 노인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처음 양로원에서 회갑연을 갖는다는 말을 듣고 좋은 구경도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던 노인들은 이날 아무런 의식(儀式)도 없이 미사와 잔치만 있는 것을 보고『저 부부도 자녀가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노인들에게 불쾌감이나 충격을 줄까 염려되어 자녀들도 앞에 나서지 않고 박 씨 부부는 물론 축하객들도 모두 1일 양로원 원생이 되어 노인들과 같이 행동하기로 했기 때문이란 말을 전해 듣고는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의복 선물과 잔치에 소요된 비용을 밝히기를 거부했는데 아마도 20만 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한 친지가 귀뜀.
부인 손 여사는 70년 여름 시립희망원을 방문, 원생들의 어려운 생활상을 보고 크게 느껴 그 후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불우한 처지의 사람들을도와 왔다.
박 씨 부부는 1남 3녀의 자녀 중 두 딸을 출가시키고 장남 성기(21ㆍ계명대 재학 중) 군과 3녀 찬희(18ㆍ대구여고 2년) 양과 함께 여생을 보내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