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의 주교님들도 매스콤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지난 5일 본사를 방문한 일본 가톨릭신문(遇刊)의 편집장 야마구찌 다께지(山口武次) (35세) 신부는 일본 가톨릭 언론의 입장을 한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지성적으로 생긴 야마구찌 신부는 성바오로회 소속으로 이태리에 유학, 2년 전 일본 가톨릭신문의 편집장에 취임했다.
지난달 26일부터 3일 간 경기도 소사의 소명여중고서 있은 국제「마리아뽈리스」에 일본 대표들과 함께 내한한 야마구찌 신부는 약 2주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교회 지도층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본사 김토마 신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상호 정보ㆍ기사 교환 및 기자 교류 등 유대관계를 맺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37만여 신자 중에서 1만5천여 명의 독자를 가진 일본 가톨릭신문은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성바오로수도회에서 맡고 있다.「포교와 사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동신문은 요즈음 신문의 일반적 추세에 따라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의 독자 취향에 발맞추고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야마구찌 신부는 전한다.
2년 전 편집장에 취임한 야마구찌 신부는 작년에 각 교구를 순방하면서 가톨릭신문 후원회를 조직하고 동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여론을 들어 보았다.
여기서 얻어진 결론은「내용이 어렵다, 수준이 높다, 기사가 중앙(동경) 중심이다」는 등이었다. 일선 사목 신부들은『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구독하는 것은 좋으나 본당 신부가 권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유는 신자들에게 강요하는 인상을 주기 싫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평을 들은 야마구찌 신부는 좀 더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 있는 여론을 듣고자 3천 명을 상대로 앙케트를 실시했다.
앙케트에서 ①가정 어린이 청년 여성 독자층을 상대로 한 기사를 희망하며 ②설교조의 내용보다는 시사적이고 실생활 속에서 가톨릭 사상을 표현해야 된다. ③가톨릭 입장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방향 제시가 있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야마구찌 신부는 독자들의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지면을 꾸미기 위해 부득이 4면에서 6면으로 증면했다.
『몇 해 전「가톨릭신문」이 사제 독신제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는데「그 따위 글을 쓸려면 신문을 집어치우라」는등 빗발치는 비난과 구독 거부 등 대단한 반발을 샀다』고 야마구찌 신부는 그 당시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일로 보아 일본 신자들도 독신제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모양.
야마구찌 다께지 신부의 출생지는 한국의 부산, 여기서 9살까지 살다가 한국 독립과 동시 일본으로 귀국했다. 그 후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짧은 일정 동안 한국 교회를 본 인상을 묻는 기자 질문에『교회앞날을 내다볼 때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한국 교회에는 지식층 신자들이 많으나 이들이 교회 안에서 그 지식을 충분히 활용 못하고 있음은 신학적 바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고 조심스레 반문하면서 이것이 있어야 가감한 사회 참여도 가능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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