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19일 젊은 신부 일곱 명이 10주간의 육군 군종신부 훈련 코스를 마치기 위해 육군 보병학교에 입교했다.
이들은 앞으로 4년 간 군종신부로 전선의 외로운 양(羊)들을 보살피는 보람과 함께 때로는 군 선교의 외롭고 힘든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교구에서 선발된 이들 중 여섯 신부는 이미 신학생 때 군복무를 필한 신부로 이들은 생애에 두 번째 군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한 번은「병역의무」를, 이번은 신부를 찾는 병사들을 외면할 수 없는「목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70년 7월 사제로 서품, 2년 간 경기도 안중(安仲)본당 주임으로 있다가 이번에 군종신부로 선발된 정해성 신부(29ㆍ토마스)도 두 번째 군생활을 시작하는 신부 중 한 사람이다.『2년 간 본당신부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 군종신부로 선출되고 보니 처음엔 착잡한 심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꼭 본당신부만 해야 하는 법이 없는 한 이 길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입대합니다』
군생활의 경험을 살려 입대 전날 미리 머리를 깎고 세면도구며 실ㆍ바늘 등 군생활 필수품이 든 가방을 만지며 정 신부는『4년이라는 기간이 앞으로의 사목 경험을 쌓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2년 간 본당신부로 침체된 농촌본당을 일으키는 데 남다른 집념을 쏟아 이제 개화(開花)를 앞둔 채 또 다른 세계를 개척해야 하는 본당신부를 보내는 신자들 마음이 어떠했는지 모르나 소속인 수원교구 신부들을 비롯, 동창ㆍ선배 신부들이 연일 송별연을 열어 주어 정 신부를 격려해 주었다.『만 9년 만에 다시 군에 입대하는 셈입니다. 그간 군대 사정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9년 전의 사병생활이 군사목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병사들이 신부나 목사를 찾는 데는 대개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정신적 외로움, 둘째는 공포심, 셋째는 전쟁의 참상을 통해 느끼는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 이런 것들이 절대자인 신에 연결될 때 대화를 원하게 되는 거지요. 따라서 병사에 따라 각기 다른 접촉 방법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겁니다』
신학생 때부터 구상해서 2년 간 기초작업을 해온 자신의 필생의 사업인「사목자료센터」를 생각할 때 4년이 공백기일 수도 있으나 이 일을 위해 군 행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섭리」에 감사한다고「긍정적인 자세」에서 해마다 군종신부 입대를 전후해 있어온「불협화음」을 잊을 수 있음은 방문한 기자만은 아닐 것 같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