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프리카에서 의료사업에 봉사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 의사 수녀인 유루치아 수녀(매리놀회)가 지난달 4일 2개월 간의 휴가를 얻어 잠시 귀국했다.
유 수녀는 현재 아프리카 케냐공화국의「키낭고」마을에 있는「키낭고」국립병원의 원장으로서 이 마을 주민 10만 명의 건강 관리를 위한 유일한 의사이기도 하다.
이 병원은「몸바사」교구가 미제리오 재단의 원조를 받아 69년에 설립한 후 케냐 정부에 기증한 것인데 제1대 원장으로 유 수녀가 부임했다.
유 수녀는 경남여고를 거쳐 우석의대 산부인과를 졸업한 후 미국에 유학하는 동안 영세 입교하여 65년에 매리놀회에 입회, 68년 4월 동회에서 서원을 한 후 69년에 아프리카로 갔다.
유 수녀는 현재 남자 조수 4명과 간호원 12명의 도움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산부인가 내과 외과 소아과 등 환자들을 도맡아 진찰하고 나면 좀처럼 한가한 시간을 얻지 못한단다.
유 수녀가 근무하고 있는 이 병원은 국립병원으로 외래진료와 소아과 환자는 완전 무료로 치료해 주고 있으나 대부분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와 생활이 빈곤하여 영양실조증과 학질 빈혈 페렴 결핵과 같은 병에 많이 걸린다.「키낭고」마을은 인구 10만으로 주민들은 대부분 목축업을 하고 있으며 옥수수 가루로 생계를 유지하는 빈촌이다.
이상한 풍습은 딸을 시집 보낼 때는 소와 맞바꾸기 때문에 딸을 재산 목록으로 여긴다는 것과 아직도 일부다처제로 한 남자에게 부인이 3명씩 있는 것은 보통이며 최고 50명까지 거느린 사람도 있다. 그래서 심지어는 자식이 많은 집안 부인과 자식들에게 유니폼을 입혀 자기 식구를 구분하기도-. 심지어는 자식이 2백50명인 가장도 있다.
병원 인근 주민들은 유 수녀와 매리놀회 수녀들을『십자가의 집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면서 인생문제까지 상담하러 오는 친근한 사이이기도 하지만 주민의 90%가 마호메트 신자이어서 교우는 불과 50여명뿐. 유 수녀가「키낭고」에 첫 발을 디뎠을 때는 상상 외로 무덥고 풍습에 익숙하지 못해 몇 번씩 보따리를 싸고 싶었지만 요즈음은 이 부락의 유일한 의사로 또한 인생 상담자로 주민들과 한 식구처럼 생활한다면서『그리스도의 형제애를 전혀 몰랐던 그들이 차츰 동료들과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때 가장 기쁘고 고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검게 탄 얼굴에 미소를 띠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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