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난 30일 2대 여군단장에 취임한 박순길(41ㆍ데레사) 대령은 가톨릭 장교단에서「누님」으로 불리우는 가톨릭 인사들에겐 잘 알려진 인물.
서글한 표정, 군인 티가 어쩔 수 없는 단절 있는 억양 뒤엔 부담이 안 가는 미소가 그를「누님」으로 부르게 했는지 모른다.
『기쁘면서도 중책을 맡고 나니 책임감에 벅찬 며칠을 보냈습니다. 역대 선배들이 이룩한 기를 위에 손색없이 해나갈 결심입니다 동란이 한창이던 50년 9월 대구여고 재학 중 19세의 나이로 입대, 53년 임관된 박 대령은 병사 출신으로 여군 최고 지휘관직에 오른 최초의 여군 장교다.『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여자라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입대한 것이 동기가 되겠습니다.』22년 간의 군생활 중 어려움도 많았지만 여군이라면 공연히 복잡하게 생각했던 사회 인식 때문에 고심이 따랐던 지난날에 비해 이젠 사회의 인식도 높아졌고 질적으로도 많이 향상되어 군의 살림꾼으로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데 고달픔을 잊는다는 박 대령은 지금 훈련 중인 154기의 80% 이상이 고졸 학력 소유자이고 업무 면에서도 종래의 행정 보조 역에서 독자적인 체제를 갖게 되었다고 성년 여군의 자랑을 잊지 않는다.
『저희 1기들은 지금 같은 멋진 유니폼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얼굴만 여자였지 몸에 걸친 건 모두 남자 군인들 것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어려운 훈련을 잘 참아냈다고 생각해요. 호국(護國)에 대한 사명감이 고생을 잊게 한 거지요』
박 대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부하들에게 가치관의 확립을 일러 오고 있다면서 자신이 68년 가톨릭에 귀의한 것은 국가에 대한 헌신에 앞서 군인으로서 생의 목표를 뚜렷이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저는 신앙을 통해 생의 지표를 세웠고 그것은 군인으로서 국가에 헌신하는 사생관의 바탕이 되어 왔다고 자부합니다』아직 미혼. 결혼을 생각할 기회가 없었다기보다『여군과 이미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웃어 넘기면서『군에 있는 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집안에서의 별명이「억척」이라는 박 대령은 그 억척 때문에 단국대학 정외과와 고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기도. 앞으로의 포부가 여군의 신진 체제를 강화하는 데 있다면서 이미 궤도에 오른 행정 지원 체제를 강한 훈련과 정신 무장을 통해 실전 체제로 이끌어갈 방침이라면서 밖으로는 여군에 대한 인식과 유대를 높이기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여류 인사 여대생 재일 교포들의「일일입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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