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 6일 「고아의 할머니」로 「알려진 「펄ㆍ벅」 여사가 8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1892년 6월26일 미국 「웨스트버지녀」주에서 선교사의 딸로 태어난이후 서양인으로써 가장 많이 동양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왔던「펄벅 」여사는 작품내용에서 뿐만 아니라 몸소 생활로 실천했던 산 기독교적 인도주의 작가였다.
1960년 여 원사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땅을 밟게 된 「펄ㆍ벅」여사와 알게돼 계속 친분관계를 맺 어온 한무숙(글라라ㆍ소설가) 여사를 만나 참다운 여성 대지의 어머니로 살다간「펄ㆍ벅」여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가 펄벅 여사를 만난 것은 한국인 가정을 알고싶다고 해서 저희집에 오셨죠. 그때가 60년이니까 68세이죠. 그런데도 얼마나 단정하신지 그분의 금발은 한가락도 흘어지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정열적이고 멋쟁이였었다고 말하는 韓 여사는 69년까지 여덟차례의 한국 방문 동안에 항상 옷차림을 말쑥하게 배색을 잘 맞춰서 입으셨단다.
결국 마지막 방문이 되었던 69년 2월에는 진홍색 원피스를 입고 방문, 놀라기도 하였지만 그 화사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항상 타인을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자애심 많은 어머니』같은 「펄ㆍ벅」여사가 한번은 한 여사집에 걸린 벽화를 보고 본국에 돌아가서 한 여사에게 토기로 된 인디안 풍경화를 보내줘 감격하기도 했단다.
그분을 뵐 때마다 『삶에 대한 진실성과 거녀(巨女)가 풍기는 대지의 웅장성과 함께 따스히 어루만져주는 포근함』에 여성적 특성을 지녔던「펄ㆍ벅」여사는 선교사의 딸로 태어나 중국에 건너가 17세까지 자라면서 영어보다 중국어를 먼저 익히면서 중국인의 생활방식을 몸으로 체득, 동양의 사고를 깊숙히 이해하고 사랑했던 서양작가였다.
그러니까 한 여사가 「펄ㆍ벅」여사를 처음 알게된 것은 30여년 전 여고시절로 일역된 「대지」를 읽었을 때다. 그의 대중적 작품내용에 그다지 매력을 못느꼈던 탓인지 사실상 그녀의 작품을 별로 읽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분을 처음 뵙고 나서 그분의 인간성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는 한 여사는 『그분이야말로 언행일치한 산 인도주의자였습니다. 인간회복, 인간의 존엄성을 누구보다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에 극동지방의 혼혈아들을 위해 헌신적 사업을 벌여왔습니다』고 말한다.
혼혈아들이 버림받을 것을 안타까이 여겨 입양 알선 뿐아니라 올바른 성장을 지도해 주기도 했던 여사는 작품활동으로 모은 돈으로 64년 「펄ㆍ벅」재단을 창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에 그 재단을 설치 전쟁고아들을 보살펴왔다.
1938년 미국문화 사상 여성으론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펄ㆍ벅」여사는 26년 처녀작 「중국여인은 말한다」로 데뷔, 29년 「동풍서풍」 31년 「대지」를 출판하여 미국에서 21개월 간이나 「베스트ㆍ셀러」가 됐다.
그 이후 32년 이 「대지」로 「풀리처」상을 받았다.
특히 한국 고아를 어여뻐 여겼던 그녀는 한국양녀 4명을 직접 데리고 있었고 65년 11월 한국지부를 소사에 「어퍼튜니티ㆍ센터」(기획센타)로 설치, 한ㆍ미 혼혈아들을 돌보기도 했다.
선교사의 딸로 태어나 완전히 생활화된 종교인으로「따뜻한 인간미」를 품어줬던 그녀는 한국의 음식중 특히 「신선로」와 「족편」을 좋아했다.
중국명으로 보진주라는 이름을 지녔던 여사는 필라델피아 자택 창문에는 보진주라고 흘려쓴 장식유리를 끼었다.
한 여사는 비보를 받자 『마치 자애스런 친정어머니를 잃은 기분』이였다면서 『인생을 소심껏 유감없이 살다가신 그분의 영혼에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는 그는 『계속 그분의 작품을 아끼면서 보잘것 없는 조그마한 영혼이라도 귀히 여겼던 그분의 정신을 계승 인간회복을 위해 노력하는것』이 그분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韓 여사는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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