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도의 자갈밭을 일구어 축산왕국「이시돌 농장의 기적」을 이룩한 패트릭 맥크린치 신부 (꼴룸바노회ㆍ한국명 임 빠뜨리시오ㆍ44)가 5일 그 공으로 정부로부터 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날은 그의 44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맥크린치 신부는『생애 중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라고 기뻐했다.
남아일랜드「더니걸」에서 출생한 그는 52년「꼴룸바노」신학교를 졸업 서품을 받고 54년 제주도 한림본당에 부임했다. 그는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전근대적인 영농 방법을 보고 개선책을 생각타 57년 준비작업으로 4H클럽과 가축은행을 발족시켜 3년 거치 10년 상환 연리 3%로 분양하는 한편 59년엔 직조강습소 (현 한림수직사)를 설립했다. 한편 축산에 필수조건인 사료를 해결키 위해 미국 정부와 교섭 잉여 농산물을 도입해서 대규모 사료공장을 세웠고 따라서 61년 한림읍 금악리 한라산 기슭 6백50여정보에「이시돌」농장을 본격화시켰다.
목축업의 전문가는 아니나 그의 고향 남아일란드와 기후 조건이 비슷한 데서『하면 된다』는 의지 하나로 출발했던 것이다.
여기엔 고국에서 유명한 수의사로 활약하는 부친의 지도와 독일「미세레올」재단의 원조 뉴질랜드 기술진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지만 하루 2~3시간밖에 자지 않고 손톱이 닳도록 황무지와 싸운 끈질긴 집념이 오늘의「이시돌 농장」을 이룩한 것이다.
6백50정보의 광활한 농장엔 지금 겨울에도 목초를 뽑을 수 있는 초원을 배경으로 돼지 1만5천 두와 면양 1천6백 두 소 1백40두를 수용하는 축사가 장관을 이루고 자신이 직접 개척한 일본 홍콩 등지의 시장에 현재 월 3천 마리의 돼지를 수출 연간 1백만 달러 상당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 혜택으로 2백50가구의 개척 농가가 그의 지도로 가구당 연간 5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맥크린치 신부는 이밖에 농민들에게 영농기술을 가르쳐 언젠가 농장마저 그들에게 맡기려는 계획 아래「이시돌농업기술연수원」을 설립 1년 코스의「개척 농가반」외에 수시로 단기 강습회를 개최하고 있다. 연수에 소요되는 경비는 일체 연수원 부담이며 그 시설은 서울에 옮겨놔도 훌륭할 만하다. 이밖에「신용협동조합」을 66년에 설립 면 단위 조합으로 가장 많은 3천5백만 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시돌 농장에 투입된 시설 투자만도 1억 원에 달하며 농장 이익은 교육과 의료사업에 재투자되고 있다. 그는 이미 50년대에 진정한 「새마을운동」의 기수로 이국의 가난한 농민들을 일깨우는 데 정열을 쏟는 동안 햇빛에 탄 얼굴과 거치른 손은 시골 범부(凡夫)의 그것을 닮아 가고 있지만 심어준「자립」에의 강한 의지는 제주도민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맥크린치 신부는66년 외국인으로선 처음 5ㆍ16 민족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다시 훈장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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