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내한한 시라야나기 세이이찌(白柳誠一) 대주교는 66년 주교로 성성(成聖)된 후 69년「도오꾜」대주교로 임명 70년 2월 서거한 도이 추기경 뒤를 이어 일본 가톨릭을 이끌어 오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성직자이다.
자그마한 키에 중후한 인상을 주는 시라야나기 대주교는 그의 방한이「성라자로」마을에 세워진「반석의 집」낙성식과「샛별의 집」기공식 참석이나 해방 후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일본인 대주교라는 데서 내한과 함께「매스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6일 간의 체한 중 교회기관 방문 낙성식 참석 일선 시찰 등 짜여진 일정을 보내는 동안 한국과 한국 교회의 이모저모를 둘러본 시라야나기 대주교는『한국인들의 친절과 놀라운 발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특히 한국 교회는 선조들의 숭고한 순교사를 정신적 바탕으로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같은 기대는 22일 절두산 순교자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순교자들의 피어린 자취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 시라야나기 대주교는 자신은 한국을 잘 모르나 한국과 일본 교회사를 통해 이미 오래 전부터 유대를 가져 왔다고 상기하면서『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온 한국 처녀 율리아의 순교와 일본인 작가 시무라 씨가 쓴「召和年代 수난기」속의 한국인 장순도 신부(71년 1월 5일 선종)의 행적에 평소 감명을 느껴 왔다』고 술회했다.『여러분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나는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가진 것을 다 바치고 나 자신을 희생하겠습니다』(고린토전서 12ㆍ15)는 바오로 사도의 말을 사목 신조로 삼고 있는 시라야나기 대주교는 방한 중 한일 감정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듯 보였는데「도오꾜」교구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6개 본당 신자들의 헌금으로 신축된「성라자로마을」의 불구 중환자 숙소「반석의 집」이 일본 개신교인들이 속죄의 뜻으로 세운「제암리교회」(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제암리)와 같은 뜻으로 이해되는 것을 꺼리는 듯『한 하느님을 모시는 형제로서, 종교인으로서 불우한 형제를 위한 조그만 정성과 사랑의 표시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반석의 집」신축기금 모금이 교구의 명령이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신자들이「라자로마을」원장 이경재 신부의 호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오꾜시는 크지만 아직 조그만 집합체에 불과한 일본 가톨릭인들에게 형제애를 깨우치는 기회를 마련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조용히 말했다.
이어「라자로마을」과「도오꾜」교구는 끊을 수 없는 유대를 맺게 되었다는 시라야나기 대주교는 이를 계기로 일본 교회에는 사랑의 운동이 한일 양국 간에는 친선이 더욱 커가길 기원했다.
시라야나기 대주교는 49년 일본 상지대학 철학과를 마치고 신학과에 진학 54년 12월 사제로 서품되었으며 57년 로마「우루바노」대학에 유학 60년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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