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입춘(立春)과 우수(雨水)를 보내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뛰쳐나온다는 경칩을 앞두고 기자는 요즈음 대학 입학시험과 졸업미전 분비로 분주하게 지냈던 김교만(44ㆍ아우구스띠노ㆍ서울미대 교무과장) 교수 댁을 방문했다. 가톨릭 미술작가로서 곳곳에 성당 내부ㆍ실내장식과 14처 삐에따 등 수십가지의 성예술 작품을 낸 김 교수는 사람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차분한 성격 때문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교회의 숨은 일군이다.
동숭동 서울 문리대 뒷동네를 접어들면서 부인 우제선(偶濟善ㆍ36ㆍ젬마) 여사가 말해준대로 노란색 철문을 찾았다.
쾌활하고 다감한 우 여사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응접실에 앉은 기자의 눈을 건너방에 즐비하게 흩어진 각양각색의 장난감 자동차들이 시선을 끌었다.
아들 정림(4)군의 장난감들이라고 설명하는 김 교수는 두돌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해 지금은 국내외서 사들인 차 종류가 1백개가 넘는다고-.
고향이 계룡사와 가까운 경천이라는 金교수는 결혼한지 10년이 지났는데 부인과 식성이 맞지않아 고민이라고 농담을 던진다.
원래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향토적인 김 교수와 달리 활달하고 현대감각에 예민한 우 여사는 분식과 야채를 좋아해 아이들 식성도 엄마를 모두 닮았다.
대학시절에 이순석 교수의 권면으로 입교한 김 교수는 한때 후암동성당 성가대원으로 활약 그당시 모인사의 찬조출연을 요청받을 정도로 알려졌던 테너 학생가수. 또한 그는 3학년 재학시절에 명수대성당에 14처를 조각하기 시작 65년 제천성당의 감실 제단 14처 등 일체를 디자인했고 68년 후암동 14처 제작으로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받은 후 요사이는 대구 대안성당 14처와 감실 제단을 설계중이란다.
56년 서울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후 59년 성심여고를 거쳐 64년부터 서울 미대에 근무중인 김 교수는 61년 작품 「십자가상의 예수」로 국전 추천작가로 선정된 후 72년 초대작가로 추대됐다.
문화공보부가 주최하는 국전 외에도 그는 66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상공부 주최 상공미전에는 최초부터 간여 현재까지 상업미술부분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라픽 디자이너로 화단에 알려진 김 교수는 우표 크리스마스실 캘린더 선전포스타 등 생활미술 디자이너로 유명한 인사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의 창의력이 잘알려진 김 교수는 69년 독일에서 열렸던 국제 공예전에 한국대표로 이순석 교수와 함께 출품 국위를 선양했고 앞서 57년에는 불란서 유네스코 포스타전에 출품한 경력과 69년에는 상공부 주선으로 세계 미술대학 시찰을 목적으로 외유-페케이지와 포장디자인 연구자료를 수집해오기도 했다. 그 후 70년 일본 국제 기능공 올림픽대회 때는 한국 대표 지도위원으로 참석 그의 역량을 발휘하여 상업미술의 권위자가 된 김 교수는 근래는 서울시 지하철 사인보드와 의자ㆍ안내표시판 등 지하철 시설 디자인을 담당했다.
교회 포스타로서는 68년 평신도의 날과 72년 군인주일 포스타와 표지를 설계 지난해 9월 지학순 주교로부터 처음 교회 내에서 감사패를 수여받음 김 교수는 그 당시 너무 감격해서 더욱 교회를 위해 조용히 미술인으로서 자신을 봉헌하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한다. <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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