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어려운 생활에 쫓기면서도 대구대교구 성소후원회에 가입하여 매월 회비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납입, 성소 개발에 남 모르게 헌신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성소주일을 맞는 신자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시내 칠성동 칠성시장에서 채소 노점으로 연명해 가고 있는 최순난(안나·51) 여사는 70년 대구대교구 성소후원회(회장=용진)가 발족되자 곧 회원으로 가입, 매월 회비 30원씩을 납입, 다른 회원들과 힘을 합해 10만 원 구좌 하나를 책임 지고 있다.
하루 매상이 5~6백 원 정도에서 얻어지는」부끄러워서 말도 못할 정도『의 수입으로는 끼니를 잇기도 힘든 처지인데도 후원회비 외에 본당에서 거두는 신학생 양성회비도 월 1백 원 이상씩을 납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더 큰 도움을 못 줌을 부끄러워하고 있다.
최 여사는 52년 나이 31세 때 남편을 사별하고 두 남매를 데리고 곧 생활 전선에 뛰여들어 채소 장사에 손 댄 이래 20년 간을 칠성시장에서 채소와 더불어 살아 왔다. 그동안 시장에서도 큰 신임을 얻어「시장 아줌마」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바쁜 틈을 타서 삼덕동본당「성마리아 쁘레시디움」단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최 여사는 그간 숱한 역경들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해 왔다.
비록 물국수로 끼니를 이으면서도 항상 주께 감사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최 여사는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천주님의 은혜로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며 의연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까지는 생활이 극도로 곤란했으나 간호대학을 나온 장녀 정숙희(요세피나·25 가명) 양이 지난 1월 삼덕동 강찬형 신부 소개로 부산 매리놀병원에 취직, 월급을 보내 오고 있어 큰 보탬을 주고 있다. 단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 집안 사정으로 중퇴, 놀고 있는 정진수(바오로·23·가명) 군의 취직이 마음에 걸리고 있다고 솔직히 말한다.
모든 것을 주께 의탁하고 오늘도 봄볕에 시들어 가는 배추 상추 등 각종 채소에 열심히 물을 뿌리고 있는「성당 아줌마」 최 여사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그런데 최 여사와 같은 정성들이 뭉쳐 적극 협조하고 있는 대구대교구 성소후원회는 70년 발족된 후 2년이 지난 현재 1천71만3천3백 원을 모금, 목표액 2천 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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