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바람이 불어 내가 프랑스「빠리」에서 유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막상「빠리」에 도착했지만 공부할 수 있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우선 몇 달 동안 불어를 익히고는「빠리」근교 어떤 본당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때이다.
서투른 불어로 고백성사, 미사 심지어는 강론까지도 해야만 되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고백소에 앉아 있는데 마침 고백자는 없고 해서 고백소의 문을 열어 놓구 한가하게 고객(?)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부인이 두서너 살 될까 말까 하는 애기를 데리고 성당엘 들어왔다. 성당에 들어오자마자 그 애기는 쪼르르 내 앞으로 왔다. 무어라고 지껄여댄다. 나는 그 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무어라고 말했니?』하니까 그 애기의 말이『어! 참 우습다. 커다란게 말도 잘 못해』하고는 내 말투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혼자서 웃음을 터뜨렸다.『커다란게 말도 잘 못해』하는 소리 때문에 말이다. 그 애기 생각에는 나도 다 같은 어른이니까 자기 부모들처럼 불어를 유창하게 해야만 되는 줄로 생각했다.
그 애기는 내가 멀고 먼 동양의 한 나라 한국에서 온 줄은 전연 몰랐다.
그 순진한 애기의 말이 아직도 가끔 잊혀지지가 않고 때로는 그 애기를 생각하면서 혼자서 웃음을 터뜨릴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