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빌고 비는 마음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리라는 믿음 뿐입니다』(시편27장 4절)
가장 좋은 계절이요 사랑의 계절인 5월 성모성월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 나라로 가신 어머님! 천상아브라함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계시리라 믿기에 희한의 눈물 참으며 이 글을 올립니다.
저희 칠남매의 보루이시던 어머님!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저희 칠남매의 신앙생활에 얼마나 든든한 힘이셨습니까? 20여년의 투병생활을 하시면서 특히 지난 13개월 동안은 몸져 누으신 아버님의 병환을 수발하시던 어머님! 가슴에 안으면 으스러질 것처럼 마르시어 안타깝게 보이던 약하시던 어머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하느님 나라로 가시고자 흙에 묻히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를 받을 것이며, 자비를 베풀던 사람은 자비를 입을 것이니라』(마태5장4~5절) 하신 진복팔단을 신앙생활의 신조로 삼으시며 일생을 하느님의 자녀로 온전히 봉헌하시면서 사셨습니다.
뇌출혈로 28시간 동안 혼수상태 속에서도 세 번 의식을 찾으시어 작은 목소리로 유언하시던 어머님! 특히 당신의 큰딸인 바르나바 수녀와 셋째 아들인 저에게 열심히 묵주의 기도를 바칠 것을 당부하신 어머님! 세 번째 의식을 찾으셨을 때에는 옆자리에 있는 중환자에게 『하느님을 믿으시오, 구원받을 것입니다』 라고 하시며 『하느님 나라에서 만납시다』라고 하시던 어머님! 살아계시는 동안 다하지 못한 이 아들이 어머님께 속죄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성당일 바쁜데 왜 왔느냐?』 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시던 어머님! 서당 짓는다고 바쁘기에 또 피곤하기에 자주 찾아뵙지 못한 이 아들의 부족함을 어떻게 용서청할 수 있겠습니까?』
큰딸을 수녀원에 입회시키고, 셋째 아들인 저를 신학교에 보내신 이후 38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으시고 묵주의 기도를 바치시며 저에게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그날까지 묵주의 기도만은 꼭 바칠 것을 마지막 말씀으로 남기시고 선종하신 어머님의 뜻을 받들어 기도생활을 충실히 특히 묵주의 기도를 자주 열심히 바치며 혼자 남으신 병환중의 아버님을 시간을 내어 자주 찾아뵙는 일이 남아있는 제가 할 일이겠지요.
어릴적 제가 소신학교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날 들려주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신학교 생활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매달리는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시며 하느님께 순명하셨다』 고 하시면서 강한 인내와 의지력을 당부하시던 어머님! 『정 울고 싶으면 혼자 올라』 고 하시던 어머님! 신학교와 군 생활 15년, 사제생활 15년 동안 어머님의 말씀을 자주 기억하여 흔들릴 적마다 참아내며 잘 견디어내며 강하게 살아왔지만 어머님을 입관하던 순간 뺨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만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칠남매 모두 어릴 때 상경하여 객지에서 공부를 하였고 부모님 두 분만 고향을 지키시며 자녀들 뒷바라지를 하시다가 꼭 10년 전 연로하신 노부모님을 자녀들이 모시겠다고 하여 정든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하셨지요.
고향에서 사실 때 저희 자녀들 큰 일 때마다 받으셨던 고마움에 아직 큰일을 치르지 않은 고향마을의 세군데 집을 선종하시기 여드레 전에 찾아다니시며 『내가 나이도 많고 몸이 쇠약해져 언제 고향에 올는지 알 수 없다』 고 하시면서 부조금을 미리주고 오셨다는 말씀을 고향의 어른들로부터 들었을 때 어머님께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으시고 미리 준비를 하셨음을 알고 위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천상 하느님 품으로 가신 어머님! 저희 자녀들의 이 모습, 이 기도, 이 이야기들을 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듣고 계시겠지요. 『신앙의 유산을 잘 관리하고 더 많은 신앙의 유산을 남겨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어머님 생전의 말씀을 저희 자녀들은 늘 가슴에 새기며, 잊지 않고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 집에는 너희가 있을 곳이 많다. 그리고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이 없다면 내가 어떻게 말하겠느냐?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이 없다면 내가 어떻게 말하겠느냐? 가사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을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요한 14장 1~3절) 어머님이 선종하시던 날 복음 말씀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사망미사를 봉헌하며 이 복음 말씀을 묵상할 때 결코 우연이 아니라 어머님께서는 저희들이 거처할 하느님 나라의 집을 마련하시기 위하여 먼저 떠나셨음을 믿으며 어머님 영전에 눈물보다는 더욱 진실 된 믿음과 신앙생활을 다짐하며 사망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어머님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줄을 알았기에…. 『자녀들아! 아비의 훈계를 귀담아 듣고, 어미의 가르침을 물리치지 말아라』(잠언1장8절) 하신 야훼 하느님의 말씀을 잊지 않으며, 어머님의 유업을 지키며 열심히, 또 진실히 살려는 저희 칠남매의 살아가는 모습을 천상에 계신 어머님은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아주시겠지요….
어머님! 하느님 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이제는 저희들 모두 성인이 되었고 세상일 분별하며 살겠사오니 피어나는 꽃을 보시듯, 아름다운 꽃을 가꾸시는 보람과 기쁨으로 편히 쉬십시오. 늘 말씀하시던 묵주의 기도를 더 열심히, 더욱 진실 된 믿음으로 성모님께 바치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으며 성모님께 온전히 의탁하여 살겠습니다. 어머님! 사시는 동안 어려웠던 일, 근심ㆍ걱정 모두 잊으시고 이제는 고통도 슬픔도 없는 하느님 나라에서 편안히 쉬십시오.
우리 위로자시며 고귀하온 동정녀이신 성모님! 모친 원마리아 영혼에게 천상 상급을 주옵소서. 또한 남아있는 가족들을 당신의 따뜻한 가슴속으로 안아주옵소서. 모든 슬픔과 근심에서 저희들을 구하옵소서. 아멘.
셋째 아들 이요셉(규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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