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히야친또는 기동대근무만 끝나면 주일미사도 열심히 나가고 신앙생활도 착실히 할 것이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해왔었는데 그만…』
부산 동의대 사태로 인해 순직한 최동문 경위(추서)의 노모 이윤조(비리시따ㆍ65) 씨는 졸지에 자식을 잃은 슬픔위에 자식이 일 때문에 주일미사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점을 못내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장례전날인 5월6일 부산의료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던 최경위의 누이 최점분(에딧따ㆍ42) 씨가 옆에서 『집에도 한 달에 몇 번 밖에 들르지 못하는데 주일미사참례는 상상하기 힘들다』 며 『부부가 10년 동안 겨우 1년가량 같이 살았을 정도』 라고 말을 이어 받았다.
최점분씨는 최경위가 경북 상주중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남성동성당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열심한 신앙생활을 했으나 부산으로 경찰에 투신하면서 일에 쫓겨 신앙생활을 다소 등한히 했다며 특히 2년 전부터 부산시경 형사동대에 근무하면서는 각종 시위진압과 강력범소탕 차출 등으로 더욱 바빠져 주일의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옆에서 흐느끼고 있던 부인 신양자씨(33)는 여태까지는 신자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성당에 나가 남편이 못 다한 신앙생활을 이어받고 남편의 영혼을 위로하겠다며 울먹였다. 아빠가 죽은 것을 실감하지 못하겠다는냥 눈망울을 초롱초롱 굴리며 엄마 손을 꼭 잡고 있던 외아들 봉규(8) 도 엄마랑 같이 성당에 나가서 아빠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측은케 했다.
한편 형사기동대 동료들은 한결 같이 최 경위가 강직하고 성실한 인품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들은 『최 반장은 평소 경찰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겸손하게 일을 처리했으며 맡은바 임무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완수하는 가운데 부하들을 끔찍이 아꼈다』 고 아쉬워 했다.
최 경위는 동료들의 말대로 청렴결백한 탓인지 경찰생활 10년이 지나도록 집 한 칸 장만치 못하고 여지껏 사글세방에서 살고 있었다.
최 경위와 같은 중대(1중대) 소속인 김현선(요셉ㆍ29) 씨는 사건당시를 회고, 『최 반장과 일부 동료들이 사고현장인 7층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8층으로 올라갔다』 면서 최 경위의 죽음은 바로 자신을 대신한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김현선씨는 『대학 다니는 지성인이라면 신나가 뿌려져 질펀한 그곳에 화염병을 던지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쯤은 뻔히 알면서 이를 던진 것은 해도 너무한 것』 이라며 인명을 너무 경시하는 사회풍조를 볼 때 신앙인의 한사람으로 엄청난 갈등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경위 등 숨진 경찰관들의 유해가 안치된 부산의료원에는 4일 최 경위가 다니던 문현본당의 오창일 신부가 위령기도를 바친데 이어 성가대원ㆍ레지오당원들이 연이어 찾아와 연도를 바쳤다.
한편 7일 오전 11시 사하구 기동대본부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부산교구 사무처장 최영철 신부가 고인을 위한 영결의식을 집전했다.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한 신자는 『경찰관들의 귀중한 인명을 앗아간 폭력행위자체는 비난받고 단죄되어야 마땅하다』 고 전제, 『그러나 그 폭력을 유발한 정치ㆍ사회적 모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로잡아져야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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