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건강한 사람에게 필요하지 않고 병자에게 필요하다』(마태오 9장 12절)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나는 24년의 사목생활을 통하여 성당에 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늘 신경을 써 왔다.
미사에 늦게 왔다고 성당에서 교우들에게 야단 치다 보면 야단을 맞은 이들은 제 시간에 미사에 온 교우들일 때가 많다. 주일미사에는 물론 평일미사에도 빠지지 않는 교우들에게 주일을 지키라고 고함을 지르기가 일쑤다. 가정방문을 해 보면 얼마나 많은 교우들 특히 청소년들이 소의 냉담 상태에 있는지 놀랄 지경이다.
내 사목과 내 강론의 말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주님의 복음을 할 수 있나 하는 것이 걱정거리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백 명 중에 겨우 두 명 정도만이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병자에게 의사」노릇을 해 볼 생각으로「출장미사」를 시도해 보았다. 본당에서 미사에 오라고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별 반응이 없으니까 미사를 그들에게 가서 지내 보자는 속셈이다.
예수님이 다락방 최후의 만찬 중에 첫 미사를 지내실 때의 단란한 분위기를 살려 보자는 시도이다. 본당의 주방장들이 안내하는 집에 들어서 그 집에서 쓰는 밥상에 교우들과 같이 둘러앉은 채로 미사를 지낸다. 강론도 본당신부 혼자서 말하는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최후의 만찬 때처럼 대화식으로 한다.
미사 전에는 주방장들, 레지오 단원들, 기타 단체원들이 소위 냉담자들과 관심 있는 미신자들을 낚으러 집집마다 찾아다닌다. 미사 직전에는 특히 냉담자들의 고백도 듣는다.「출장미사」를 통하여 나는 많은 성과를 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본당에 가만히 앉아 있자니 따분해서 못 견디겠다. 그래서 시도해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