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박물관을 고물 모아둔 곳으로 생각하지만 박물관은 자신의 존재를 역사 속에서 명확히 해주고 옛것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도록 하는 곳입니다』
박물관과 인연을 맺은지 13년째. 지난해 가을 국립박물관장으로는 최연소로 공주 국립박물관장에 임명돼 행정업무와 연구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이원복(치릴로ㆍ36)씨.
그는 박물관이 유물보존과 발굴조사를 통한 연구、사회교육을 위한 전시 기능을 맡고있는 곳이라 설명한다.
한조각의 유물에도 한시대의 생활과 문화와 사상이 담겨있다. 그것은 곧 우리의 과거모습이며 역사선상에서 볼 때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느 시대、어느 나라의 문화도 전시대의 것과 별리될 수 없음을 생각할 때 박물관에서 보는 우리의 과거는 곧 현재 우리가 창출해내는 문화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문화의 뿌리를 캐내는 일、보존하는 일」에 몸담고 있는 이원복씨는 바로 이점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밝힌다.
대학(서강대)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박물관을 자주 찾은 것이 이 길로 접어들게 된 전조였다는 그는 현재「미술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새로운 미술작품을 창조하는 것 못지않게 옛것을 제대로 앎은 새로운 미술창조의 밀거름이기 때문입니다』
이원복씨는 줄곧 온고지신(溫故之新)의 중요성을 피력하면서 훌륭한 작품을 대하면 시대ㆍ종교를 떠나 인간의 손끝에서 역사하시는 하느님을 느낀다고 말한다.
조사발굴 작업을 위해 주로「절」을 찾아다니는데 가톨릭신자로서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개인의 신심생활엔 하등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그는「폐사지」에서 인간의 무한성을 느껴 영원한 것을 구하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기쁨을 누린다고 밝혔다.
동성중학교 재학시절인 66년 영세하고 고교시절엔 초교파학생모임을 주도해 일찍이 교회일치를 꿈꾸기도 했던 이원복씨는 17년째 내려오는 가톨릭 성서모임 1기생이기도 하다.
공주로 내려가기 전까지 성서모임의 봉사자로서「신명나게」하느님 말씀을 전했던 그는 가까운 친구들을 모조리 입교、영세시킬만큼 하느님에 대한 확신과 그분을 전할 소명의식이 투철하다.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말하는 이원복씨는 평신도로서 또 옛것을 연구하고 지키는 직업인으로서 일과 생활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이원복씨는 하느님 안에서의 지난 삶을 돌이킬 때「불행했던 기억」조차 소중하다며 앞으로 자신의 삶이 하느님 스케줄에 연결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가 연구하는 미술사와 관련、가톨릭 어린이 월간지「소년」지에「우리나라 옛그림 속의 동물들」에 관해 연재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일이 교회를 위해 쓰여질 수 있다면 언제든지 응답해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金任沃 기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