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생활의 특징은 바로 피스톤의 작용을 방불케 한다. 가정과 학교, 가정과 직장, 가정과 사회간의 규칙적이고 쉴새없고 특색없는 왕래가우리의 인생을 규정짓고 있다. 그러나 주일미사 성체난간 앞에 꿇어 앉아계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성성한 백발이 한가닥 깊은의미를 던져준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하느님에 의해 우리나름대로 밭(田)을 하사받았다고 하면 어떨까?
그것을 성소라고 불러도 좋고 소명이라고 불러도 좋다. 우리가 지상의 삶을 다하는 날, 우리는 그 밭에 무엇을 심고 얼마의 수확을 거두었는지 하느님께 셈바쳐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그 밭의 종류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드셨다. 어떤 밭은 흙이 깊지않아 싹이 나왔다가 죽었고 어떤 밭은 돌밭이라 뿌리도 불이지 못한채 말라버렸다.
그러나 어떤 밭은 기름져서 육십배, 백배의 수확을 거두었다.
우리는 모두 땀흘려 밭을 일구는 수고의 철학을 익혀야겠다. 어떤 씨름 골라서 어떻게 가꾸어야 할지 영농(營農)의 예지도 배워야겠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소명이 아닐까? 그러나 하느님 말씀의 씨를 찾고 가꾸려는 노력이 너무 결여된 시대가 바로 오늘이 아닌가 한다.
잡다한 일에 밀려서 우리 영신의 밭은 억센 잡초와 가라지로 뒤엉켜 있다.
우리는 이 밭을 오곡으로 무르익게 하여 참된 영신의 건강을 도모해야 한다. 그 방법 중 좋은 하나가 바로 독서일 것이다. 독서에 해당하는 독일어의「Lesen」동사는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기전 수렵시대에 자기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야생의 풀이나 열매를 채집하여 먹던것을 뜻한다.
영적 독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우리가 우리 영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쉼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찾고 생활에 구현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