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를 들춰보면 첫 아기를 낳는 산모의 산고 같은 엄숙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한 고통과 정성이 따랐던 만큼 잡지의 성격이 어느 것 보다 분명히 나타나고 내용도 충실하다는 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17년 동안 우리나라의 잡지 창간호만을 모아 온 구자룡씨(41ㆍ시몬)는 11월 1일 잡지의 날을 맞아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잡지 창간호 1천 2백 1종을 정리, 지난 10월 30일 부터 11월 3일까지 경기도 부천시 광장쇼핑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많은 이들에게 창간호를 보여줌으로써 잡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밝힌 구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잡지 창간호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
「가톨릭청년」(47년)「경향잡지」(17년ㆍ1년 묶음본)「문예」(49년)「향토」(46년)등이 구씨의 대표적 소장품.
특히 10년 전 고물장수에게서 구입한 죄수들을 위한 교양지「새길」(46년)은 김구 선생이 친필로 제목을 쓰고 낙관까지 찍은 희귀한 잡지이다.
광복이 되던해 만주에서 태어난 구씨가 잡지창간호 수집에 뜻을 둔 것은 17년 전.대학원(건국대)졸업논문을 쓰기위해 자료를 수집하다가「경기도정」등 몇 권의 창간호를 입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구씨가 창간호를 수집하는 데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반드시 헌 책방에서만 구입한다는 것.『경제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많은 헌책 더미에서 창간호를 찾아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구씨는 주로 청계천과 인사동 헌 책방을 뒤지며, 지방 원정도 간다. 지난 해 충남 당진의 한 고물상에서「원전」「건전가요」등의 창간호를 찾았으나 돈이 모자라 3시간정도 일을 해주고 책을 얻기도 했으며 놀러갔던 이웃집 화장실에서「저축과 생활」이라는 창간호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창간호가 이미 폐간된 것이고 근래에도 많은 잡지가 양산되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나 생명력에 있어 예전과는 차이가 있다』고 아쉬워하는 구씨는『잡지박물관을 만들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구씨는 68년 월간「행복」 71년 월간「체력」지 창간 동인으로 편집장을 지냈으며 73년부터 부천시 소명여중ㆍ고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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