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우직하고 정직한 멍청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학교 교육은 바로 이런 멍청이를 양성하는 인간교육이어야 합니다』
지난 8월 27일 65세 정년으로 43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한 경기도 송탄시 효명종합고등학교 김우룡 교장(바울로)은 덕성교육주재의 현 교육현실을 무척 안타까와 하면서 미래사회를 위해서「점수 따는 기계」가 아닌「덕을 갖춘 인간」의 양성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921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출생, 동경 물리학교에 재학하던 중제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 교직에 들어섰던 김 교장은 57년 가톨릭계학교인 효명종고(수원교구재단)에 부임하면서 신앙인으로서의 교육자상 정립과 함께「사람 만드는 교육」을 실시, 입시만능의 학교 교육 속에서 독특한 교육철학을 펴왔다.
『교사는 정직, 정의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잘 못 했을 때는 학생들에게 용서를 청할 수 있어야 하며 옳은 일에도 누구보다 앞장서야 합니다』
김 교장은 자신의 철학을 누구보다 투철히 지킨 결과『43년 교직생활에서도 아직 내 집을 갖지 못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그래도 보람이 있고 결실이 있었기에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톨릭계 학교 교장으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신앙 강요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김 교장은『가장 좋은 전교방법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면서『그 동안 신자들을 중심으로 친절봉사 운동을 편 결과 매년 70, 80명의 영세자를 얻을 수 있었으며 학교생활전반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46년 고향의 여 중학교 재직 시『김일성은 가짜』라고 폭로한 사실 때문에 쫓겨 다닐 수 밖에 없었던 김 교장은 월남 후 6ㆍ25가 발발하자 가장 먼저 학생들을 이끌고 자원 참전하는 등 반공의 일선에 서왔는데『공산주의를 이기는 길은 자본주의의 역기능, 곧 빈부격차, 비인간화를 청산하는 것』이라는 독특한 논리를 펴왔다.
『교육은 곧 신앙』이라고 주장해온 김 교장에게는「교장선생님」보다「할아버지」하고 부르길 더 좋아하는 제자들과 제자들의 회갑선물인 자동차를 팔아 만든 1천만 원의 장학기금이 있기에 시골에서의 외로운 정년퇴임도 결코「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위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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