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각에서는 오늘의 젊은이가 정치적ㆍ이념적 목소리는 크나 영성적 깊이가 없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교회의 많은 젊은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 나름의 포부를 키우며 교회 3세기를 주도해 나갈 일꾼으로서의 역량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기사년 새해를 맞아 본보는 문화전반에 걸쳐 아직은 작지만 깊은 의미를 각인하며 종교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소개하고 그들을 통해 우리교회의 미래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교회의 젊은 일꾼들」 시리즈 그 첫번째로 대금연주자이자 국악작곡가 이훈선(마태오ㆍ29)씨를 만났다.
이훈선씨는 「토착화」라는 이 시대 우리교회의 당면과제 가운데 「전례음악의 토착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패기 넘치는 신예 국악인이다.
이훈선씨는 현재 교회 내에서 처음으로 가톨릭 노인대학연합회가 1987년에 조직한 국악성가단의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국악성가 작곡에 남다른 애착과 집념을 갖고 있다.
『서양음악 기준에 국악풍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음악 기준에 서양풍을 도입하는 것이 제가 하고 있는 작업들의 특징입니다.』
서양음계에 단순히 국악장단이나 국악기 연주를 삽입하는 것이 국악성가는 아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국악은 크게 농악이나 민요ㆍ판소리와 같은 「민족악」과 궁중음악ㆍ제사음악ㆍ향악 등의 「정악」으로 분류된다.
『현대음악에 국악을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민족악적 요소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나 성가의 경우 전례음악으로서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민속악보다는 정악적 접근이 합당하다』고 이훈선씨는 얘기한다.
실제로 그가 소속한 서울 수유동본당에서 정악풍의 국악성가를 발표했을 때 일반신자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기존의 미사 분위기를 살리면서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운 찬미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애초에 서양성곡에 익숙해 있는 신자들의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으나 이에 대해 이훈선씨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처음 배울 때 국악미사곡을 서양곡보다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일단 소화하고 나면 정말 쉽고 흥겹게 부르는 것을 보았읍니다.』
『한국인의 내면에 흐르는 것은 결국 하나』이므로 국악성가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 이훈선씨의 믿음이다.
기존의 질서를 한꺼번에 깨뜨리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국악성가의 일반화를 이루는 것이 전례음악의 토착화에 시급한 과제라 지적하는 그는 이를 위해 작곡활동을 하면서 국악성가 단원과 일반신자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국악이론 강좌를 개최하기도.
오는 2월 서울대 음대국악과를 뒤늦게 졸업하는 이훈선씨. 『학교공부와 국악성가 작곡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더욱 기쁘고 신나게 일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전례음악의 토착화를 위해 일하므로서 되돌려 드릴 것』이라는 그의 표정엔 젊은이다운 패기와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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