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순
①전교의 황금어장
②해양사목
③성모의 군사들
④일치에의 길
1957년 3월 7일 대구교구에서 분리, 독립된 부산교구는 관내에 부산직할시를 비롯, 울산 등 2개 시와 김해 울주 등 4개 군 3천3백30km의 관할 구역에 3백27만9천3백여 명의 주민을 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체 신자 수는 10만2천3명으로 전국 평균치를 0.6% 상회하는 3.1%의 복음화율을 보이고 있다.
교구 내 45개 본당 가운데 농촌본당은 10개에 지나지 않고 공소도 50개소로 통계상으로 부산은 한 눈에 도회지 교구임을 알 수 있다.
성직자 수는 교구 소속 사제가 65명, 수도회, 전교회 소속 신부 14명이 사목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개항 1백년이 되는 부산항은 날로 그 모습이 새로와지고 있다.
부산항을 드나드는 선박 수는 75년 현재 연항선 1만3천77척 외항선7천15척으로 총 2만3백82척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입의 중심이자 한반도의 관문으로서의 부산항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주고 있다. 부두마다 줄지어선 콘테이너 수송 차량의 대열 그리고 사상 지역의 하늘 높이 치솟은 공장 굴뚝, 시내 변화가 행인들의 바쁜 걸음에서 생동하는 부산, 상공업 무역의 중심지 부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경제적 특성은 이 지역 사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공업의 중심이라는 경제적 특성은 대다수 주민들로 하여금 물질 위주의 가치관을 형성케 했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에 가톨릭이 발붙일 틈을 좀처럼 허용치 않고 있다.
또 해마다 심화되는 도시화 현상은 교회 내에도 도시본당의 비대화라는 결과를 갖고 와 본당 증설이란 힘겨운 작업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 지난해 교세 통계상 신자 증가 수는 전국 평균이 5.3%보다 2.6% 높은 7.9%라고 하지만 부산지역의 모든 여건을 종합해 볼 때 결코 이는 만족할 만한 숫자라고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세적 가치 추구에 여념이 없는 주민들이지만 현세적 제 가치의 어쩔 수 없는 유한성에 부딪칠 때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된다. 이때 이들은 보다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정신적인 안식처를 갈구하게 되는 것이 오늘의 산업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바로 이러한 방황하는 현대인들이 마음 놓고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모든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대적 언어에 의한 복음의 전달이 시급한 실정이다.
교회 안에서만 집거하며 주민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바꾸어 말하면 사회가 교회에 참여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성이 이곳만큼 심각히 느껴지는 곳이 없다.
이에 부산교구는 주민들의 높은 교육 수준 거기다 비교적 여유있는 경제력 등에 알맞는 사목 방법의 모색 및 도시화 현상의 부작용인 가출아 선도사업과 해양 지방의 특성에 맞는 해양사목 대책 등 현대화의 물결에 적응하기 위한 피나는 몸부림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사목에는 보다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
현재의 부산교구 사제 수는 본당 사목에도 부족할 정도로 그 절대 수가 모자라는 실정이다. 특히 부산의 경우 30대 후반에서 40대 초까지 근 10년간 사제 배출이 거의 없었다. 또 부산교구의 신학생 수는 대신학생이 47명, 소신학생이 7명이지만 현재 교구의 성장 추세에 비해 만족할 만한 숫자는 되지 못한다.
오늘날 부산교구가 당면하고 있는 성소 기근의 원인은 교구가 걸어온 역사적 과정과 시대 상황 및 이곳의 사회적 조건을 종합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산은 이제 역사가 20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일천한 교구이다. 교구 설정 당시 신자 수는 소수에 불과했고 지금의 신자들은 대부분 최근 20년간에 영세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구교우 집안에서 성소가 많은 한국적 특성에 비춰 성소 계발이 어려웠던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욱이 상공업의 중심지인 이곳 주민들의 물질 위주의 가치관으로 성소 계발은 한층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일꾼이 없어 황금어장을 제대로 가꾸지 못하는 부산교구는 현재 성소 계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온갖 진통 속에 20년간 다져온 교구의 저력이 뒷받침되는 지금 부산교구 복음화의 큰 저해 요인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성소문제가 해결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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