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나이사십에 불혹이라고 하셨다. 나 스스로 뒤돌아 볼 때에 몇 년 지나면 마흔에 들어서고 신부된 지도 벌써 십여년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목자로서 유감될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새삼 깨닫는바가 있을 뿐아니라 나의 기억력과 무신경을 한탄해보게도 된다.
내가 과연 목자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나 반성해 볼 때에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착한 목자는 자기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나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재속사제인 나는 수도자들과는 달리 재산권이 있다 하더라도 재물을 현명하고 초탈하게 사용함으로써 물욕에 어둡지 않아야 하고 장상을 통해 전해져오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몸과 마음을 오로지 하느님께만 바치겠다는 굳은 결심 즉 복음 삼덕의 정신으로 살아야만 품삯군 성사가 집행되는데 필요한 도구 또는 단순한 행정관의신세를 면하겠는데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아직까지 자아의 껍질을 탈피하지 못하고 한발은 바른길에 다른 발은 수렁길에 철벅거리며 살게됨에 언제 양들을 위한 목자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질 여유가 내게 많겠는가?
어서 빨리 어느정도로 나마 하늘을 올려보고 땅을 내려보아도 크게 부끄럽지않게 복음정신대로 살 수 있게 되어 자신의 잘잘못에 너무 집착하는 마음가짐을 초월하고 자기양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며 살 수 있는 착한 목자가 될 수있는 마음가짐을 가질수 있기를 빌뿐이다.
복음정신에 성실해야 할 노력은 죽을때까지 계속 된다고 하나 공자님 말씀대로 나이가 참에 따라 마음가짐도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니 불혹이라는 사십세에는 목자라는 말을 들어도 마음 부끄럽지 않게 되기를 바랄뿐이다. 공자님도 칠십세가 되어서야 자기 뜻대로 행동해도 법도를 넘지않으셨다니 마흔에는 나도 완전히 틀이 잡혀 방황도 미혹도 없도록 우선 불혹 사십세를 보며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