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음에 하느님 대전에 무엇을 바칠까 걱정이에요.』
지난 7일 발터·셀 독일 연방공화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독일 1등 공로 십자훈장을 받은 까리따스(독일인·63세 포교성베네딕또회) 수녀의 진정 어린 수상 소감이다. 독일 1등 공로 십자훈장은 국가의 이름을 빛낸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독일 최고의 훈장.
귀 먹고 말 못하는 한국의 농아들을 위해 일생을 바쳐온 까리따스 수녀에게는 지난 3월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동백장」(본보 1천52호 참조) 에 이은 두 번째의 영광인 것이다. 어느 농아가 붙여준「까리따스」(사랑·애덕) 이름 그대로 이 땅의 농아들과 40여년의 긴 세월을 울고 웃으며 살아온 63세의 벽안의 수녀는『참으로 힘겨운 생활이었지만 아무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귀중한 세월이었다』고 지난 40년을 회고하곤 한다.
45년 해방과 함께 북녘 땅이 적화되면서 원산에서 체포, 5년간의 춥고 배고픈 수용소 생활과 강제 노동을 겪으면서도 까리따스 수녀는 두고 온 한국의 농아를 잊지 못했다. 55년 8월 다시 한국 땅을 밟은 까리따스 수녀는 그로부터 농아들과 더불어 살기 위한 투쟁을 계속「애덕 농아자활원」 「애화학교」건립이라는「헌신의 탑」 을 이룩했다.
『전체 농아자 숫자에 비해 혜택받고 제대로 사는 농아자는 너무 적어요』『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건 그들의 죄가 아닙니다. 그들도 정상인과 똑같이 살 권리가 있어요.』 까리따스 수녀의 확고한 신념이다.「불구자들을 위한 특수교육과 자립을 위한 터전 마련은 국가 장래에도 유익한일」이라고 역설하는 노수녀는『상 받는 것도 좋지만 실속이 없다』고 꼬집는다.
『내게 필요한 건 훈장보다 돈』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로 까리따스 수녀가 버린 사업은 공장 확장 (완구 및 인형공장) 과 아파트 증축 등 끝이 없다. 그러나 더 많은 농아들에게 생계 보장의 기회를 주기 위한 까리따스 수녀의, 최대 소망은「종합교육장」을 설립하는 것.
63세의 나이를 잊은 듯 쉴 사이 없이 뛰는 까리따스 수녀. 아직도 곱기만 한 그의 미소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찾아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