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
①풍부한 造産
②脫皮를 향한 摸索
③敎育에 거는 來日
④潛在力의 啓發
성지의 교구답게 오랜 세월을 거치며 뿌리박고 자라온 굳은 신앙은 오늘의 대전교구를 떠받치고 있는 최대의 기반이다.
한편 교세의 80%가 농어촌에 분포되어 있기는 하지만 광주나 춘천 원주 안동교구에 비해 소외지역이 비교적 적고 서울 경기 전라 경상도와 연결이 쉬운 중부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대전교구가 인근 교구의 모든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또한 나누어 줄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내실과 성장에 따라서는 한국 교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창조적 역할까지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 한국 교회의 당면과제 중의 하나인 농촌사목 체제 정립 문제를 놓고 봐도 이 교구의 형편은 하나의 모델케이스로서 해결을 향한 시도와 노력은 주위에 좋은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교구가 지닌 잠재력은 단순히 신자 수나 교회수 재정 능력 같은 가시적 요소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며 오히려 구성원들의 신앙, 복음 실천의 의지, 공동체의식 같은 근원적인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가시적 요소에 이끌려 자기 최면에 걸린 나머지 교회 저변을 흐르는 정신적 기류를 파악하지 못하고 근본적인 것에 대한 불충실을 변명으로 때우려 하는 데 현대 교회의 깊은 고민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대전교구가 내세울 수 있는 자랑이 있다면 수차 언급한 대로 뿌리박은 신앙, 오직 그것일 뿐이다.
타 교구에 비해 신자율도 뛰어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형편이 못 된다. 숫자상으로 42개 본당 중 34개가 자립 본당이나 실제로 만족할 형편은 아니다.
대전교구 최대 본당인 대전 대흥동본당의 2천5백 세대 신자 1주일 헌금 16만원은 서울의 5백 세대 규모 본당의 헌금과 비교된다. 뿌리가 깊고 보니 가지는 많은데 잎이 무성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대전교구 형편인 듯하다.
사제 수에 있어 어느 교구보다 어려움이 적다. 성소도 비교적 풍부해 현재 대ㆍ소신학생이 57명에 이른다.
신자를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이「깊이와 끈기」가 있으며 사회 각층에 골고루 두꺼운 인재 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교육 언론 분야에 훌륭한 일꾼들이 박혀 있다. 문제는 한 신부의 말대로『잘 교육하고 묶으면 무서운 힘을 발휘할』잠재력을 계발하는 것이다.
교구는 그동안 나름대로 잠재력 계발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사목국의 교육활동, 평신자들과의 부단한 대화, 재원 마련을 위한 교구장의 피곤할 정도의 나들이-.
이러한 일련의 노력 속에 껍질은 조금씩 벗겨져가고 있지만『기백없고 나만 천당 가려는 신앙생활 태도』(9월 30일 솔뫼 순교자 현양대회 황민성 주교 강론)를 벗어나 공동체 안에 살아 움직이는 그때를 맞기까지는 상당한 의지와 인내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지와 인내 가운데 잎새를 돋게 해 사회에 넓은 그림자를 드리우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점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제단의 일치를 전제로 희망과 격려를 주는 구체적인 비전, 그것은 또한 신자들이 구체적인 감각으로 인식하고 생활을 통해 실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신자들이 이웃과 사회 속에서 자신있게 실천할 수 있으며 먼 장래와 연결되는 비전은 결코 간단히 작성될 수 없는 것이다.
둘째는 교구의 사정에 입각한 사목 정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연구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제시된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교구가 지닌 잠재력을 하나씩 묶어갈 때 지방 사제들은 만성병처럼 느끼는 좌절과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교구 사제들의 복음적 생활에 대한 솔선수범일 것이다.
오랜 타성에 살아온 신자들을 복음의 증인으로 나서게 하는데 사제단의 인내와 땀 이상 가는 계발책은 없을 것이다.
대전교구 사제단의 연령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교구에 비해 젊다.
신자들은 사제들이 그들과 같은 세계에서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 우선 기뻐하고 혹 있을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결함을 가슴에서 우러나는 넓은 이해와 뜨거운 사랑으로 감싸며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