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경향잡지의「르뽀」란에 나의 사목생활이 게재된 일이 있었다. 사목생활이 서술되다보니 자연히 본당 환경이 그려지게 되었고 농촌본당의 특성과 애로가 넉두리처럼 그려졌었다. 반면에 내 나름대로의 농촌에서의 꿈이 그려져서 내 계획의 청사진을 펼쳐 보였었다.
그때는 농촌 운동을 한다고 양돈조합을 조직하여 협업과 교육을 실시해보기도 하며 성당안에서 돼지를 키우고 때로는 앙고라 토끼를 키우며 안간힘을 써보았었다. 그후로 아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돼지 잘크느냐는 인사를 받게되었고「돼지신부」란 별명을 들었다. 이제 사제생활 초반기를 거의 끝내게되니 처음에 가졌던 만용(?)은 차차 사라지게 되고 세상을 점점 계산해가며 살아가게 되는 생활의 서글픔을 맛보게된다. 사제생활은 영원하다고 했는데…세상을 마칠때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순교자적 정신을 가지고 살라고 배웠는데…무엇인가 내마음대로 아쉬움을 생활속에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한국교회에는 상록수로서의 정신적 긍지를 가지고 농촌문제를 연구하고 거기에 헌신하는 사제들이 여러분 계신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리 농민들을 이해하고 그네들에게 무엇인가 희망과 도움을 주려고 생활의 온갖 어려움을 참아가며 노력하는 그분들에게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사제들이 한국농촌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교회가 농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생활을 지도계몽할때 우리 농민들이 조금은 더 향상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한가지 꿈이 있다면(지금은 어렵지만) 농민들을 교육하는 조그마한 시설을 마련하여 정신교육과 함께 영농교육을 실시하여 농촌 지도자들을 양성해보는것이다.
다행히 몇몇 뜻있는 분들이 나의 계획에 동조하여 그날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다. 나는 항상 그날을 그리며 흐뭇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만일 내가 그 일을 시작하면 그때 내 별명이 무엇이 될까 하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