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직이 있고 직책이 있는 것 같다. 명칭도 가지가지가 있지만 교회에서 쓰이는 것만 해도 그 수는 너무나 많아 혼란을 안 일으킬 수 없을 정도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끔 직책상 명칭과 실제 일과 너무나 다른 일을 할 때도 있는 것 같고, 그 이름이 너무나 엉뚱해서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을 상하게 하여 우리 교회에 큰 손실을 가져올 때도 있는 것 같다.
우선 신부(神父)라는 것에서도 여러 가지 우스운 경우를 우리는 당한다. 어느 혼배미사에서『신부 입장이 있겠읍니다』했는데 주례 신부가 제단으로 뚜벅뚜벅 나간다. 좀 어색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수도자 하면 수녀님이나 수사님을 통털어 부르는 이름이나 수녀님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수사님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언젠가 어느 회 수사님과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수사님이라 하니 못 알아들어 수남(修男)이라고 그 수사님이 말하니 더욱 우스워졌다. 그러나 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천주교회 용어상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데 지장을 주는 일이 있다면 더 큰 일이라 아니 할 수 없고 바로 우리가 시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예로는 우리 교회에서 전국적으로 쓰여지는 각 본당요원(?)이랄까 일꾼이라 할까 본당 발전을 크게 좌우하는 구역장 또는 반장 회장이라는 용어는 너무나 문제시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요즘 사회에서는 회장 하면 회사를 여러 개 가진 방계 회사들을 지휘하는 장인데 우리 교회에 그리도 많은 회사가 있단 말인가? 존칭 치고는 너무나 맞지 않는 말이고 직책이 무엇인지 모를 회장님이고, 반장님이나 구장님 지역장님 역시 혼돈에 혼돈을 주는 직책인 것 같고 특히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달하는 사명을 띠고 있는 만큼 반장님 하면 옛날 배급표를 돌려주는 인상을 주며 무엇인가 거두어들이는 책임을 가진 것 같다. 일반 행정구역인 동과 통에 복음을 전할 책임자로 A동 선교장(宣敎長) B통 선교장 등 그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책임을 지워 임명해온 성과가 더 사명감을 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