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기 때문에 신병을 치료받지 못하고 비참하게 쓰러져가는 군상이 우리들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수많은 병자들 가운데서도 특히 무서운 전염성 때문에 격리 수용돼야 하는 결핵 환자들은 육체적 병고에다 정신적 고독감마저 겹쳐 특별한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돈없고 의지할 곳 없어 빈사상태에 놓인 결핵 환자들을 누군가가 돕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후원회 결성을 서두르게 됐다』는 김동한 신부 (대구 화원본당 주임).
김 신부는 자신이 3년 전부터 돌봐온 대구 결핵요양원 환자(금년 5월 말 현재 90명)들이 그동안 이들을 지원해온 두 은인의 원조가 중단 상태에 이르게 되자 우리의 힘으로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결핵환자돕기 후원회「밀알회」를 조직하게 됐단다.
지난 4월 후원회 발족과 동시 김 신부는 개인적으로 친부 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각 사회단체 등에 4천 장의 회원 가입 신청서를 보낸 결과 5월 20일 현재 약 2백 명이 회원 가입에 응해왔으며 이들 대부분은 비신자들이라는 것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가 주동이 돼 결성된 후원회가 교회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를 김 신부는 이렇게 분석한다.
『현재 교회 내에는 나환자들을 비롯 SOS 어린이마을돕기 군종후원회 성소후원회 등 각종 후원회로 신자들 부담이 커 교회에 침투하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우리 신자들의 참여 없이는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가 곤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김 신부는 후원회의 목적이 1차적으로는 수용 환자들의 약품비와 운영비를 충당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완치 환자들이 사회에 복귀,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기반을 마련해주려는 데 있다고 전한다.
『병이 완치돼 퇴원한 사람이 생활 능력이 없어 떠돌아다니다 결국 병을 다시 얻어 이곳을 찾아오는 결과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게 김 신부의 소신이다. 그래서 현재 90명 중 20명은 퇴원이 가능한 완치 환자들이나 김 신부 자신이나 환자 본인들도 퇴원 의사가 전혀 없는 형편. 이로 인해『요양원에 입원을 희망해온 많은 환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란다.
전체 환자 중 76명이 요양원이라고 귀띔하는 김 신부는 자신과 환자들이 은인들을 위해 매일 묵주의 기도 5단과 매달 1회씩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고 한다.
교도소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분망한 일과 속에서도 결핵 환자 돕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신부는『단 한 명의 후원회원이라도 더 포섭(?)해야 한다』며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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