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시절이나 신부가 된 후에도 자주 해야 할 일이기에 수녀원을 찾았을 적마다 항상 겸손되어 기쁘게 맞아주셨다. 몰론 수녀원에서는 손님을 마치 예수님을 뵈옵듯이 맞아주는 것이 수덕의 제일로 가지는 애덕행위일 것이다.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고 알면서 혼잣말이나 생각에『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다』하면서 때로는 물 위에 흘러가는 거품처럼 흘려보냈지만 … .
흘러가는 세월이 어떤 기회가 있어 내 조국을 떠나 먼 이국 땅에서 당하는 한갖 인간인 사제로서 가슴 깊이 감격했던 일이다. 적은 장학금으로 생활하는 데 첫 방학이라 학교 기숙사를 의무적으로 떠나야 하고 방학동안 지내야 할 곳은 없고 누가 오라는 사람도 없는데 기숙사를 떠나야 할 이 신세!
이 본당 저 본당 헤메었지만 맞아주지 않는 본당 신부님들! 이유야 그럴 듯했지!
할 수 없이 알지 못하는 어느 수녀원을 찾아갔더니 나를 예수님처럼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그 마음과 태도에 감격, 그 다음 방문했던 이유를 말씀드렸더니 원장수녀님 말씀이『너무 걱정 마십시오』하시면서 이곳저곳 전화로 문의 … .
결국 나를 영접해 주는 그곳이 바로 수녀원 객실이었다. 첫 방학을 지낼 수 있도록 해 주셨던 그 수녀님의 태도와 말씀이 지금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은 한 번 자기 집을 떠난 후에야 은혜를 이해하듯이! 이 땅에서 수녀님들이 친절히 해 주셨고 방문했을 때마다 귀빈처럼 맞아준 그 고귀한 애덕을 깊이 못 깨달았던 것을 이국 땅 낯 설은 곳에서 그 진의를 깨달았을 때 내 자신이 머리를 숙였다. 왜냐하면 이곳 수녀원의 수녀님들의 청빈하게 생활하면서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귀빈 대우를 해 주시는 겸손과 애덕의 행위를 볼 때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