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백 바오로회장님.
회장님의 영명축일을 하루 앞둔 오늘 이 자리에서 영결을 하게 된 이것이 어인 일인지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저 자신,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하실 일이 많이 남았는데 어찌 그리도 바쁘게 떠나십니까. 「현세질서에 복음을 침투시켜 현세질서를 복음화」해야 할 평신도 사도직의 직분이 남았는데, 저희들에게 그 일을 떠맡기시고 총총히 떠나십니까.
여기 모인 형제와 자매들은 회장님과의 어별을 참으로 애통히 여기고 있습니다. 정말 인간적인 슬픔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바오로 회장님은 주보성인의 용맹한 복음 선포의 모범을 따라 그와 같이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회장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회장님은 사형선고를 받으시고도 개인성화와 복음 선포로 값진 한 생을 살으셨고 진정 이 땅의 모든 평신도들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회장으로서 또한 성령쇄신 봉사회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신 하승백 회장님! 회장님은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변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당부 말을 성실히 따르고 실천하셨습니다.
이 땅 방방곡곡을 두루 다니시며 성령쇄신세미나를 통해서 당신의 입교담과 회심의 세계를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또한 서울 평협 회장으로서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대회 및 103위 시성식행사를 앞장서 주관하실 때의 그 열정적인 봉사활동을 저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병세가 악화되는 것도 모르고 교회를 위해 많은 신도들의 영적성장을 위해 동분서주 하시던 회장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서 참 삶을 누리선 회장님이 다시금 보고 싶습니다.
회장님을 떠나보내는 저희들의 마음 허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러니「호디에 미히 끄라스 띠비」(hodie mihi crastibi)-「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라는 라틴말 성구를 생각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합니다.
회장님, 이제는 영원한 고향에서 편히 쉬십시오.
다시는 우리와 대화도 나눌 수 없게 되었지만 당신의 떠나심은 하늘로 이어지는 기도의 시작이니, 우리들의 만남 또한 새로운 시작임을 믿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죽었다고 하지 않고 잠시 떠났다고 말하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환희의 그님까지 부디 주님 품에 편히 쉬시기를 우리 모두 비오니.
회장님! 편안히 떠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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