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시보가 60년에 주간으로 승격하기 전 해인 59년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가톨릭시보를 모아온 부산 광안동본당 주임 안달원 신부.
『이건 나의 보물』이라면서 상자 속에 고이 간직해둔 신문을 펼치는 안 신부의 손길은 마치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다.
매주 오는 신문을 읽고 난 후 신문철에 철해 두었다가 1년분이 모이면 제본하기를 열일곱 해. 분실된 61년도분 3분의 2를 제외하고는 1부도 빠진 것이 없어 현대 한국 교회의 생동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회사의 귀중한 자료임에 틀림이 없다.
안 신부는 가톨릭시보를 가까이 하게 된 것은 사진 때문. 당시만 해도 매스콤이 발달돼 있지 못한데다 신학생이면서도 주교를 뵙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가톨릭시보에 나오는 주교들의 사진을 보고서야 겨우 궁금증(?)을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시의 신문은 보도 기사 외에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신학생이었던 안 신부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그 후 51년부터 육군본부 군종신부로 근무하면서부터 전역할 때까지 (초대 군종차감 역임) 출판물 보급에 남다를 열의를 가진 기후고 신부와 함께 가톨릭시보를 군에 보급시켰다.
당시는 전시(625)였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보다 군부대에 가톨릭시보 보급활동이 더욱 활발하였다는 것. 그러나 보급에 열중한 나머지 그때의 신문을 모으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군종신부 시절 육군사관학교에 건립한 군인성당에 대한 기사와 사진을 들춰 보면 지금도 감회가 새롭다면서 가톨릭시보를 모아온 보람을 얘기한다.
뿐만 아니라 전역 후 여러 본당의 사목을 담당해 오면서 본당의 역사 정리에 귀중한 자료로 시보를 활용해 왔고 교회의 역사와 행사 진행 사항 등을 참고하는 데는 무엇보다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물임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59년 성성 장관으로서는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방문한 인류복음화성성 장관 아가지니안 추기경이 방한하여 한국 교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면 그때의 가톨릭시보를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안 신부는 오늘날 신자들은「우리의 것」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결여돼 있는 듯하다면서 적어도 일간지를 1부 이상 구독하는 신자 가정에서 가톨릭시보를 외면하는 기현상은 하루 빨리 불식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가톨릭시보가 옛날에 비해 외형적으로 크게 발전하였고 필진도 다양하여졌지만 좀 더 과감히 교회 내 부조리를 비판하고 시정 방안을 제시해야겠으며 이보다 앞서 개인이나 단체들도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누가 뭐라 해도 시보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을 것』이라는 안 신부의 시보에 대한 열성은 시보 1천호 돌파의 밑거름임에 틀림없을 듯.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