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요람」이자「사학의 명문」으로 그 명성을 드높여 온 서울 동성중고등학교(교장ㆍ최승룡 신부)가 12월 8일로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12월 8일로 오전 10시 새로 신축된 대강당에서 열린 80주년 기념식에는 재단 이사장인 김수환 추기경과 1회 졸업생 천재열씨를 비롯, 각계 동문선배 재학생 교직원 등 4천여명이 참가, 이제는 탄탄한 거목으로 성장한 80살「동성」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동성은 1907년 구한말 어려운 시기에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전의부대신 이하영을 비롯한 선각자 9명이 뜻을 모아 동대문 밖 조개골에 초등교육기관 소의학교를 설립한데서 시작됐다.
이렇듯 민족적정기가 하나로 결집돼 탄생한 동성은 1922년 천주교 서울교구에서 소의학교를 인수, 5년제 갑종상업학교인 남대문상업학교로 개칭하면서 이후 동성의 이미지를 결정짓는「성소의 온상」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의 씨앗을 배태하게 된다.
인수당시 빠리외방전교회 크렘프 신부가 운영을 맡고있던 동성은 1929년 학교내에 상업과정「갑조」와 함께 신학생 예비반「을조」를 편성, 신학교 중등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46년 일제의 탄압으로 을조가 폐지되기까지 을조의 학생들은 남대문상업학교 교육과정을 일반학생과 똑같이 받고 방과후 신학원에서 신학교육에 필요한 라틴어ㆍ교리를 공부하고 지도신부를 정해 영성지도를 받으며 성소의 신념을 굳게 키워갔다.
신앙을 바탕으로한 독특한 학풍의 맥을 보여주듯 김수환 추기경(16외) 지학순 주교(16외) 김옥균 주교(22회) 김창렬 주교(20회), 등 현재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기라성같은 거목들이 동성을 통해 배출됐다.
1929년 현재 혜화동으로 교사를 옮겼고 1938년 11월 재단법인 경성구 천주교회 유지재단(現 재단법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설립자로 들어서 12월 8일을 개교기념일로 정했다.
이후 46년 6년제 인문계중학으로 조직변경, 50년 신교육법에 따라 중ㆍ고교분리, 68년 5월 현재 재단이사장인 김수환 추기경이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오늘에 이르는 동성의 기본골격이 완성됐다.
「진리와 사랑」「믿음과 사랑으로 봉사하는 인간육성에 온 힘을 다하자」는 교육목표가 밝혀주듯 앞서 살펴본 동성 80년사의 빛나는 업적은 가톨릭적 인간관안에서 전인교육을 지향해온 독특한 학풍속에 담겨있다.
을조가 폐지된 후 학교안에 특별히 성소자를 양성하는 행정부서가 없었는데도 동성출신 성직자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해마다 3월이면 동성출신 새 사제 주례로 봉헌하는 선후배미사에는 평균 17명에 달하는 사제가 참여하고 있다.
동성이 아직도「성소의 요람」이라는 과거의 명예를 조금치도 퇴색치 않은데는 성소자를 발굴ㆍ육성하려는 학교측의 노력도 한몫을 차지한다.
매년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하는 영세식에는 3백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세례를 받고있다.
「종교부」가 따로 설치돼있는 동성에서는 금년부터 대량영세로 인한 냉담자가 생기지 않도록 1학년 때는 영세를 하고 2학년이 되면 견진을 받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특별히 학교출신 선배들을 영세대부로 내세워 남학생들간의 끈끈한 우애로 신앙의 끈을 연결시켜줄 계획이다.
또한「레지오 마리애」「셀」「영어성경반」「한글성경반」등 종교계통 그룹활동을 활성화하기위해 교실 2개를 써클실로 내주는 등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선교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성은 개교 80주년을 맞아 이날 연건평 2천평에 달하는 대강당을 낙성했고 80년사의 족적을 기록한「동성80년사」도 발간했다.
현재까지 동성이 배출한 졸업생들은 모두 2만8천2백46명으로 전석재 몬시뇰(11회ㆍ효성여대 총장) 조경래(26회 상명여대 대학원장) 황종률(4회 前재무장관) 박종화(소의학교) 구상(시인ㆍ19회) 이맹희(25ㆍ삼성)씨 등을 비롯 수많은 동성인들이 경제 정치문화예술 등 사회 각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수는 중학교 21개 학급 1천2백8명 고등학교 36개학급 2천1백6명이며 교직원수는 중고를 합해 1백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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