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인 사랑의 승화는 육체적인 어떠한 부족함도 넉넉히 감싸줄 수 있었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2시 서울 둔촌동 성당에서 거행된 윤태호(요한)군과 김나영(레지나)양의 혼인성사.
「기억도 할 수 없는 아주 어린나이」에 짙은 화상을 입고 자기의 얼굴을 잃어버린 윤태호군이 꽃다운 고등학교 학생때 우연찮은 사고로 척추마비의 하반신불구자가 되어버린 김나영양을 맞아 서로의 버팀돌이 되어줄 것을 서약하는 이날 혼인성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던져주었다.
어느 누구도 애써 돌보아주지 않는 육체적인 불구자. 그러나 그 고통과 충격속에서도 두사람은 아름답고 순수한 모습을 잃지 않았고 주위의 따뜻한 격려와 박수속에서 새로운 탄생을 다짐했다.
신랑 윤태호군은『이제는 희망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앞으로 하느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복음말씀과, 주례사제 말씀예물 교환과 봉헌예식으로 이어진 이날 혼인성사에서 주례를 맡은 이찬홍 보좌신부는『헌신과 신뢰로써 서로의 삶을 살아줄 수 있는 반려자가 돼주어야한다』고 당부, 새로운 부부탄생을 축하했다.
윤태호군과 김나영양이 처음 펜팔을 통해 서로 만난 것은 약 2년전.
손가락 움직임조차 자유스럽지 못했던 김나영양이 우연히 소개받은 윤태호군에게 대필을 해가며 서신을 띄운 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정신적인 고통과 외로움을 나누게 되었다.
펜팔을 통해 서로를 이해한 두 사람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결혼할 것을 결심했으나 당시 용접공으로 일해오던 윤태호씨의 월급만으로 새 살림을 차리기에는 너무도 부족했다.
이에 김나영양의 대모이며 압구정본당의 사회복지분과위원이기도한 김혜수(헬레나)씨가 주위 친지 및 본당신자들에게 도움을 호소, 정성을 모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떤사람은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어떤 사람은 장농을 맡아주었으며 심지어 어떤 사람은 시장에서 목화를 사다 이불을 만들어주는 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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