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성시복운동을 사진의 영상을 통해서 더욱 촉진시키고 아울러 성서 계발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해서 감히 졸작들을 선보여 봤습니다.』
지난해 겨울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 사력이 겨우 1년밖에 안 된 데다 성직자로서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사진전이라 마냥 두려웠다고 하는 정순재 (대구 칠성동본당 주임) 신부는 사진 개인전을 갖게 된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아직도 내 귀에는 12명의 희광이의 손에 8번 만에 참수된 김대건 신부가 죽기 바로 직전 외치던 그「새남터에서의 목소리」가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처럼 매순간마다 메아리쳐 오는 듯합니다』그래서 이번 전시회의 주목적은 김대건 신부를 주축으로 하여 수많은 순교자들(여기에는 진리 정의 자유를 위해 희생된 모든 사람들도 포함)의 신앙을 위해 바친 뜨거운 얼과 업적을 교회 내는 물론 교회 밖 사람들에게도 알려 그들도 순교자 현양에 참여토록 하며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 교회에서만의 김 신부가 아니라 한국 역사 속의 김대건 신부임을 알리고 성소 계발에도 그 목적을 두어 이런 면에서 교회의 참여를 시도해 봤다고.
막상 전시회를 열고 보니『신부가 어떻게 사진전을 갖게 됐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정 신부는 이것은 곧 교회가 이 방면에 그만큼 관심이 적고 소외돼 있다는 증거라고 하면서 다방면에로의 교회의 참여는 여러 의미에서 크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개최돼 교회 내외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킨 정 신부의 이번 사진전에는「순교자」「소명」「독백」「천사의꿈」등 60여점이 출품됐는데 정 신부는 전 작품 속에다「이 시대 사람들에게 외치는 순교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그리스도의 정신을 보는 이의 마음 속에 말없이 뿌려주고 싶었단다.
특히 「소명」을 주제로 한 작품 11점은 가장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살면서 빛과 소금 누룩의 역할을 하며 사는, 즉 저 사막의 성자 샤를르 드 후꼬의 정신대로 살아가는 작은자매회 수녀들의 사랑의 생활을 담은 것으로 정 신부는『특수한 소명을 계발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 소명을 받은 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일반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도 하느님의 불리움을 받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밖에「독백」에서도 공동생활을 통해 수도에 정진하는 수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어 요즘처럼 혼탁하고 무질서한 세상 속에서 자아를 성찰할 시간도 갖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천사의 꿈」을 통해 때 묻지 않은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꿈을 승화시켜 나가려고 시도했다고.
아무튼「복자 현양과 성소 계발」을 대내뿐만 아니라 대외에 알리는 데 목적을 둔 이번 전시회로 외인들과 만나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어서 흐뭇했다는 정 신부는 이번 전시회로 다소 얻어진 이익금을 모두 복자 현양과 성소 후원에 쓰기로 했단다.
앞으로 틈만 있으면「크리스찬의 삶」을 탄생시부터 죽음까지 칠성사를 중심으로 영상화해 보는 게 꿈이라는 정 신부는 성직자가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마땅히 이해돼야 할 것을 편견을 갖고 보는 데 무척 부담스럽다』면서 어려움을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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