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을 그리스도 왕국 건설을 위해 헌신해온 포교성베네딕또수녀회 오트마라 암만 수녀가 2월 26일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금경축을 맞았다.『기도하고 일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온 50년이 행복하게만 느껴집니다.』
청빈과 순명 그리고 정결을 추구하며 젊음을 바쳐온 암만 수녀는 그의 수도생활 50년을 이처럼 회고한다. 83세의 노수도자의 인생 역정을 말해주듯 온 얼굴은 깊게 주름이 잡혔고 수도복 속에 감춰진 머리칼은 은빛으로 눈부시지만 항상 웃음을 머금은 그 얼굴엔 어린이와도 같은 천진함이 엿보인다.
1894년 7월 8일 스위스 성 갈렌교구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2남 1녀의 자녀 중 장녀로 태어난 암만 수녀는 1925년 3월 독일「툿칭」수녀원에 입회, 27년 2월 26일 첫 서원을 했다. 첫 서원 이듬해인 28년 5월 한국으로 파견돼 한국과 인연을 맺은 암만 수녀는 30년 3월 25일 원산서 종신서원을 하고 일생을 그리스도의 도구로 바칠 것을 서약했다.
7년간 한국에서 일하다 35년 스위스에 새 분원이 창설되자 그곳 분원장으로 임명되어 일시 귀국했던 그는 16년 만인 51년 10월 다시 내한했다.
공산군에 수도원을 빼앗기고 뿔뿔이 흩어진 수녀들을 모아 남한에서 다시 수도생활을 시작한 암만 수녀는 54년 제5대 원장(남한에서 초대)으로 취임 6ㆍ25의 와중에서 갖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주님의 포도밭에 수도회의 기초를 다져 나갔다. 7년간의 노력 끝에 새 수도원의 터전을 굳힌 암만 수녀는 61년 원장직을 물러나 다른 수도 가족들에게 봉사하는 수도자상을 행동으로 증거해 왔다.
윗어른들의 별다른 지시가 없는 한『그 모든 것들이 좋기만 한』이 한국 땅에 뼈를 묻고 싶다는 암만 수녀-새 봄의 기운이 완연한 창가로 조용히 시선을 돌리는 그의 파란 눈동자는 한없이 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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