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옷 중에 가장 아름다운 옷은 하느님께 제사 드릴 때 입는 제의일 것입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이의 영혼도 틀림없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손수 만든 제의를 선물, 시골 본당의 사목자에게 용기와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사랑의 재단사는 서울 대치동본당 (주임ㆍ김수길 신부) 신자인 김문자(42세ㆍ끌라라)씨.
김문자씨는 우연히 시골본당 신부에게 제의를 선물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 81년부터 꾸준히 제의를 만들어 왔으면 그동안 제작한 것만 2백여 벌에 달한다.
특히 대치동본당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본당으로서 주일미사 때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 방문하는 시골본당의 신부가 많은데 끌라라씨는 이들 신부들에게 정성껏 만든 제의를 선물해 왔다.
시골본당 예산으로는 제의를 고루 갖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끌라라씨는 83년부터 재료를 대량 구입,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주위 신자들이 그녀의 헌신적이고도 꾸준한 활동에 감명, 차츰 이일에 동참하면서 제의 봉헌활동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라도ㆍ강원도ㆍ충청도 등지의 시골본당에 보내지는 제의는 대부분 전례주기에 따라 입을 수 있도록 색깔별로 3~4벌이 되는데 예산은 한 벌 당5~6만 원선.
끌라라씨는 제의를 보낼 때 봉헌자는 물론 노력 봉사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록해 제의를 통한 사랑나눔을 확산시키고 있다『이 일을 하면서 아름다운 영혼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매님은 매일 처음 판매한 물건의 이익금을 모아 다달이 제의 하나씩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일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겸손해하는 끌라라씨는『재의를 받은 신부님들이 꼭 미사봉헌 등 영적 보답을 해주고 있어 더욱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업하기 편리한 재봉틀 구입도 고려했으나 재봉틀 구입비로 제의를 몇 벌 더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아직도 구형재봉틀을 사용하는 끌라라씨는 작업실이 따로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한 달에 30여벌을 만들었다』는 끌라라씨는 『사제들이 더운 날에도 겨울제의를 입을 것이란 생각에 더위도 잊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83년 대수술을 받은 후 건강상태가 별루 좋지 않아 제의 봉헌활동을 그만둘 의향을 비친 김문자씨는 그러나 앞으로도 꼭 필요한 곳에는 제의를 봉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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