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어버이같은 포근함으로, 때로는 경험 많은 스승으로서, 형님으로서 후배사제들을 격려하고 지도하는데 힘써온 한 선배 사제의 은경축을 맞아 후배들이 모처럼 마련한 조촐한 축하연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할만큼 정겹고 호뭇하기만 했다.
지난 10월 17일로 사제서품 25주년을 맞은 김수창 신부 (서울 청담동본당 주임)를 위해 그동안 김신부를 보필해온 역대 보좌신부들이 10월 19일 낮 12시 음식점 「동보성」에서 사제로서, 선배로서 존경해온 김신부의 은경축을 기념하는 뜻깊은 축하연을 베풀었다.
홍인식 신부 경갑실 신부 최동진 신부 등 역대 보좌신부 17명 가운데 13명이 참석한 이날 축하연은 후배사제들이 공식적으로 마련한 자리로서는 처음일 뿐만아니라 선후배간의 끈끈한 결속이 점차 사라져가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보기 드문 정겨운 모습을 자아냈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김수창 신부는 시종 웃음 가득한 얼굴로 후배들의 자리마련에 감사를 표했으며 특히 『거창한 은경축행사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후배들이 마련해 준 이 시간만은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해 선배사제로서의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김수창 신부의 토속적인 취향에 맞춰 「한국사 전집」을 은경축 선물로 증정하면서 시작된 이날의 축하식은 축하노래와 축사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축시를 맡은 민병덕 신부는 『언제나 건강하고 활달하신 신부님의 은경축을 먼저 축하드린다』고 서두를 꺼낸 뒤 『앞으로 주교님되어 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하실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조크, 좌중의 박수와 웃음을 모으기도 했다.
이어 답사에 나선 김수창 신부는 『내가 보좌신부로 있을땐 은경축을 위해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은 결코 은경축 행사를 하지않을 것이라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지조를 못지키게 됐다』면서 『바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랑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엮어졌는데, 오래간만에 만난 선후배 사제들은 서로의 지난 추억을 기억해내며 겨려와 안부를 교환하는 바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김수창 신부를 보필한 보좌신부가 이같이 특별히 많은 것은 보좌신부가 많은 명동본당 주임신부를 역임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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