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 사람은 의사소통이 잘 되고, 같은 민족이 사는 한국에서 살아야겠다. 그리고 그 일본인들은 참 예의 바르고 목소리도 조용하며 싹싹했다. 또 한가지 그들은 영어를 너무 못했다. 나하고 말이 안통하니까 영어사전도 갖고오고 마스미는 자기가 배우는 영어책도 갖고와서 열심히 찾기도 했다.
그런데 마스미의 영어책을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 1학년 학기초에 배웠던 아주 쉬운 것들이었다. 그들은 간단한 기본회화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날 민박집에서 돌아온 우리 대원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자기가 갔다온 집들의 이야기였다. 어떤 아이는 영어를 잘하는 아이 집에 가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그집 삼촌이 한국말을 조금해서 같이 이야기하기도 하고 아주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런말을 들으니 너무 속상했다. 나는 별로 대화도 못나누어 보고 샤워하라는 대로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라고 해서 잠을 잤기 때문이었다.
11日, 그곳 홋카이도 스카우트들과 작별을 하고 일본 교또와 나라를 향해 갔다.
가는 도중 「눈물 흘리시는 성모상」이 계시는 아까다에 들러 촛불예식과 미사 등을 보고 교또에 갔다.
교또와 나라는 우리 나라로 말하면 경주와 같은 도시라고 했다. 정말 문화 관광의 도시였다.
교또에서는 평화의 신궁과 인왕문이라는 절에 갔었고 나라에서는 호우류지사 그리고 대불전이라는 절에 갔다.
그런데 호우류지사에는 참 반가운 것이 있었다. 우리나라 승려인 담징이 그린 일본에 먹, 붓들을 전해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린 것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쏠렸다. 사실 일본의 문화는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발전하게 해준 것도 우리나라이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훌륭하고 문화면에서도 일본에게 아버지이다. 참 기쁘고 가슴 뿌듯하다.
나는 일본에서 느낀것이 많고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울점도 많다고 생각했다.
첫째, 국민성이 근면하고 부지런하고 단결 잘한다는 점
둘째, 지방과 도시의 생활차이가 별로없다는 점
셋째, 그 사람들은 아주 검소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집들은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넷째, 아주 친절하다는 점이다. 홋카이도에서도 매우 친절했고 또 한가지 예로 도쿄에서 하이킹을 할 때였다. 처음인 일본거리에서 스카우트 회관의 약도만을 그려주고 찾아오라고 했다. 우리 조는 찾아가다가 어떤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약도를 보여주며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자신도 볼일이 있으면서 끝까지 찾고 찾아 우리들을 데려다 주셨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자기 바쁜 길을 가느라 그냥 말로 어디로 해서 어디로 가라고 했을텐데 이 일본인 아주머니는 그곳까지 데려다 주신 것이다. 너무나 고마왔다. 정말로 일본에 대해 갖고 있었던 적대감이 사라질 정도였다.
다섯째, 모든 국민이 공중고덕과 질서를 잘 지졌다. 내가 이때까지 가본 일본 화장실 등 더러운 곳이 한곳도 없었으며 휴지가 없는 화장실도 하나도 없었다. 이런 것들을 보니 세계 제2차대전때 페허가됐던 이땅에 이렇게 부강하고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는것이 참 실감났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10년이상 뒤떨어졌다고들 한다. 우리는 일본을 미워할것만 아니라 그들의 국민성을 본받아야 하겠다.
문화에서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아버지가 되자. 그래서 일본보다도 부강하고 세계에서 제일가는 나라가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저희들의 여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만프레드 신부님, 고대라씨(일본스카우트 총대장)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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