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리시즘을 바탕으로 한 문학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한무숙(끌라라)씨가 한국 교회사를 문학적으로 현상화한 소설「만남」으로 86년 대한민국문학상에 이어 올해「3ㆍ1문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가톨릭문우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무숙씨는 71세의 나이에도 불구,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죄는 악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약함에 있지요. 그래서 나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딘가 못나고 결점투성이랍니다』
이번 3ㆍ1문화상을 수상한「만남」의 주인공 정약용도 영세를 한 후 배교를 했던, 인간적이나 약한 인물이라고.
54년 세례를 받으면서 순교자를 주제로 소설을 쓰고 싶었던 한무숙씨는 83년부터 구상, 85년「한국문학」5월호에 1년반 동안 연재했다.
한문에 통달한 것으로 문단에서 이름 난 한무숙씨는 유교학자였던 정약용의 저서「중용강의」「자찬묘지명」「자명소」등 한서를 읽었고「한국천주교회사」이긍익의「연려실기술」등을 수차례 읽음으로써 객관적인 역사적 근거를 튼튼히 했다.
『건강이 좋지 않고 손녀들을 돌보아야 했던 그 당시, 소설을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자료가 워낙 부족해서 한서들을 읽느라고 무척 힘들었다고 집필 당시를 회상한 한무숙씨는『그 당시의 사건ㆍ인물ㆍ연도 및 경문과 전례를 사실 그 자체로 정확하게 묘사했다』고 밝혔다.
신앙을 고백하고 강조하는 작품들은 많지만 정작 가톨릭문학이라고 내세울 작품이 거의 없는 현실 속에서「만남」은 문학성을 바탕으로 한 가톨릭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만남」은 출판 즉시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으며 현재 7판까지 인쇄, 교회 안팎으로 화제가 됐다.
『가톨릭문학은 예수화 마리아를 외쳐대는 것이 아니라 필연성과 개연성을 기초로 한 문학성을 지녀야 합니다. 또한 교회밖의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면 진정한 가톨릭문학이라 할 수 없지요』
한무숙씨는 가장 가톨릭적인 작품으로 아나톨프 랑스의「성모와 마술사」를 들었다.
85년 차남을 잃고 충격으로 시력을 잃었던 한무숙씨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통해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생활해 나가고 있다.
『전에는 천주님이 주신 작은 재능을 온전히 쓰게 해 달라고 기도했지만 이젠 그렇게하지 않아요. 천주님은 모든 이에게 많은 능력을 주셨어요. 다만 게으름으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뿐이지요. 나는 이제 천주님께 게을러지지 않도록 채찍질해달라고 간구합니다. 』
글을 쓰기에 앞서 신자로서 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 한무숙씨는『문학이나 종교나 모두 조그만 일부터 기쁘고 성실하게 해나가는 것이 나의 신조』라고 밝혔다.
시력이 약해져서 2개의 안경을 끼어야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지만 한무숙씨는 수년간 준비해 온 자료들을 토대로「오다쥬리아」의 생애를 작품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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