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 오전 11시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과(관장·김옥희 수녀) 에서는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가 베풀어졌다. 기념관의 증축을 위한 기공식과 이번 공사가 가능하도록 공사비를 기꺼이 기증한 박옥이(마리 데레사·66세) 할머니에 대한 감사미사가 봉헌된 것이다. 순교자의 얼이 스며있는 3백여평의 기념관 전시면적으로는 현재 기념관측이 소장하고있는 유품 및 자료를 충분히 전시할 수 없어 많은 귀중한 자료들이 관람객에게 선보일 기회를 잃고 사장돼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해왔다.
기념관측도 전시실 증축을 위해 해마다 바자를 개최하는 등 재원마련을 위해 애써왔으나 무료전시를 해오는 기념관 사정상 운영비조차 감당하기도 힘겨워 전시관 증축은 엄두도 내지못했던것.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부산거제본당 신자 박옥이 할머니가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모아온 전재산 3천만원을 80여평의 증축기념관을 짓는데 써달라고 기념관측에 기탁해 옴으로써 기념관측의 오랜 소망이 이뤄지게 됐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슬하에 자식하나 없이 부산 범일시장에서 포목장사로 생계를 꾸려온 박할머니에게는 푼푼이 모은 3천만원이 혈혈단신인 자신의 노후를 보장하는, 없어서는 안될 돈이었다. 『혼자몸으로 거친 세상을 헤쳐오느라 이 나이까지 교회와 이웃을 위해 해놓은 일이 별로 없더군요. 늙은 목숨을 이어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하느님께 뭔가 돌려드리는 일이 제 삶을 정리하는 길이 아닐까하고 생각됐습니다』고 담담히 말하는 박할머니는 『15년전 친구 한사람이 성당을 하나 봉헌하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며 교회를 위해 언젠가는 작은 일이라도 하는것이 평소의 소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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