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제키엘 예언서(V)
12~24장은 예루살렘과 유다인들의 죄악을 심판하는 거대한 경고집이다.
성한 귀와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올바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유배자들의 그릇된 사상을 꼬집는 이 부분은 예언자의 상징적행동으로 시작된다. 에제키엘은 예루살렘 성벽에 구멍을 뚫고 괴나리 봇짐을 꾸려 밤 중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도망하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괴상한 행위를 한다. 이를 보고 그 의미를 묻는 그들에게 앞으로 너희들도 이와같이 비참한 신세로 도망할 것이라 한다(12, 1~17).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떨면서 먹는 행위 또한 이상 야릇하기만 하다. 이는 허황된 환상에 빠진자들에게 주는 경고다. 이제 예루살렘에 내릴 하느님의 벌은 결코 지연될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12, 17~28).
13장은 제멋대로 지껄이면서 예언자로 자처하는 거짓예언자를 향한 비수다. 무너진 성벽을 고칠 생각도 없이 야훼가 거동하시는 날 전쟁에 대비할 채비 하나없이 백성들은 버려둔채 야훼의 말만 사칭하는 여우같은 것들, 야훼는 결코 그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며 성벽이 무너져 그틈에 깔려 압사당할 못된 행위만을 일삼는 그들의 말로를 소상히 묘사한다(3, 1~16).
나아가 악한 무리를 도와 거짓예언을 하는 부녀들을 친다. 이제 더 이상 허황된 환상이나 속임수로 점을 치지 못하게하여 야훼만이 하느님 이심을 알리고 말것이라 하신다(3, 17~23).
야훼는 에제키엘을 통해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를 알아보도록 하신다. 거짓예언자는 자기말만 하면서도 하느님의 이름을 사칭하는 자들이지만 참 예언자는 하느님의 말만 전언한다고 명확히 구분지어 크리스찬들이 가진 예언직에 대한 사명을 다시 점검하게 하여 말씀의 삶에 성실을 여미게 한다.
이는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당면하는 갖가지 문제점에서 참과 거짓을 숙고하게 하는 장으로 인간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거짓 예언직 요소에 대해서는 언제나 경고하게 하고 있다.
14장에서는 스스로를 죄짓게 하는 올가미밖에 생각하지 않는 우상 숭배자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들은 입시울로는 야훼의 전에 나오나 마음은 잡신들로 가득채워 예언자의 말을 들으려 한들(4절) 그 완고한 마음에 참이들 여백이 없다. 이는 자기의 목적을 위해 하느님을 방편으로 삼는 무리에 대한 엄포다. 겉꾸미는 신앙인들의 이중성을 찔러 우리의 진정한 중심을 하느님께 두어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4, 1~11). 하느님의 가르침 안에 내 존재가 피어날 때 따라오는 행복의 극치여!
14, 12~23은 노아, 다니엘 같은 의인들이 있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러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안일무사주의에 사로잡힌 자들을 향하여 또 엄포가 날아든다. 내 잘못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아무도 공동체가 받아야 할 벌에서 제외될 수 없다. 따라서 상호공동체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워 나의 삶을 남이 살아줄 수 없는 범주를 선명히하여 하느님과 각 개인의 인격적인 만남을 서서히 밝혀나간다.
이제 야훼의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과 그 모든 일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행하신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버릴 수 밖에 없는 포도넝쿨처럼 무가치한 것이 되어버린 당신 백성의 처지를 한탄하여 애간장을 녹인다(15).
그야말로 유별난 것도 없는 이스라엘로 묘사된 포도나무는 시나이 계약으로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감싼 그 사랑마저 마다한 배반 행위로 결국 심판을 지연시킬 수 없는 화를 자초하여 자승자박의 길을 선택했다고 특별한 양상으로 강조한다.
16~24장은 과거회상으로 묘사한 예언자가 이스라엘 전체의 역사를 다시 보면서 특히 16, 20, 23장에서 수세기를 통한 역사적 반성을 시도하고 있다.
16장에서 부끄러운 과거를 지닌 이스라엘이라는 비유로 호세아가 이스라엘을 부정한 아내에 비유한 것을 더 기교를 부려 긴 여정동안 베어나온 이스라엘의 불신앙의 역사를 소상히 밝힌다. 하느님 편에서는 각별한 총애로 저들을 가슴에 품었지만 저들은 불성실과 배은으로 일관했고 특히 우상숭배를 간음에 비유하여 이스라엘의 치부는 겨울裸木처럼 드러난다(16, 1~34). 이어서 반드시 수치를 당하고 말리라는 응징이 매섭다(16, 35~52).
그러나『네가 맹세를 하찮게 여겨 계약을 파기했지만 나는 네가 처녀였을 때 너와 약혼했던 것을 생각하고 너와 영원히 끊을 수 없는 계약을 맺으리라』니 하느님의 무한하심과 인간의 불성실이 대조되면서 그분의 사랑이 광채를 발하는 가운데 새계약사상이 두드러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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